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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스포츠 에세이] 더 쉽고 재밌게…스포츠도 미니멀 열풍 /김규동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4-26 18:59:23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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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얻는 행복, 미니멀 라이프 열풍이 거세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은 외딴곳에서 소박하지만 행복한 생활을 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관찰 형식으로 담아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에도 미니멀 바람이 분다. 5명이 하는 농구에서 변형된 ‘3 대 3 농구’가 2020 도쿄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올해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3 대 3 농구가 열린다. 한 팀이 5명인 야구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 등록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대회를 한 팀 8명으로 운영한다.

출전 선수가 줄면 경기장 면적이 줄고, 경기 시간이 줄고, 규칙도 간소화된다. 3 대 3 농구는 하나의 골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농구장 면적의 절반만 필요하다. 100m가 넘는 야구장에 비해 ‘베이스볼 5’라고 이름 붙인 5 대 5 야구는 가로 세로 18m만 있으면 된다. 8인제 축구는 기존 구장의 3분의 2 크기이다. 이미 축구 선진국에서는 ‘스몰 사이즈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8인제 축구가 자리 잡았다.

단일 종목으로는 최대 경기장을 사용하는 골프도 ‘스내그 골프’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미니 골프와 실제 골프의 장점을 모두 살린 스내그 골프는 볼의 최대 비거리에 제한을 둔다. 성인이 칠 경우 50야드(어린이 25~30야드) 정도이다. 사용하는 클럽(club)은 두 종류뿐이다. 거리는 내는 런처(launcher)와 퍼터(putter)처럼 공을 굴리는 도구인 롤러(roller)가 그것이다. 홀(hole) 역할을 하는 타깃은 벨크로(찍찍이) 소재로 된 원통 모양이다. 스내그 볼은 테니스공보다 조금 작고 표면이 보풀 소재로 돼 있다. 최저 타수로 볼을 타깃에 붙이면 이긴다. 또한 스내그 장비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휴대가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미니멀 스포츠의 또 다른 특징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공간도 적당해 영상에 담기 좋다는 것이다. 누구나 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온라인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인기 확산에 한몫한다.

이처럼 미래의 스포츠는 사회경제적 트렌드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미래학자들은 4F로 여성(female) 가족(family) 시간(fast) 재미(fun)를 꼽는다. 골프도 4F의 흐름을 반영한다. 실제로 골프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골프인구 감소세를 경험한 미국·일본은 여성골퍼의 증가에 주목한 지 오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새로 골프를 시작하는 10명 중 4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골퍼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10% 수준에 그쳤던 여성 골퍼 비율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가족 중심의 여가문화 확산도 골프의 미래를 바꾸는 원동력 중 하나다. 골프 인구를 더 늘리기 위해 룰을 바꾸자는 논의도 활발하다. 골프를 배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라운드당 5시간 정도가 소요돼 많은 골퍼가 중도에 그만두기 때문이다. 몇 시간 혹은 며칠만 투자하면 즐길 수 있도록 골프의 경기 방식을 바꾸자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어떤 미래를 상상하건 미래는 항상 그 이상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스포츠의 미래 역시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더 쉽고 더 재미있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면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미래에도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부산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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