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민주당원이 댓글조작에 관여한 ‘드루킹 사건’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아 넣고 있다. 사법당국이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전모가 밝혀질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제는 조직적 댓글 조작을 근본적으로 막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불손한 의도를 가진 댓글 양산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드루킹 사건과 같은 사례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 우리나라 포털사이트는 댓글 조작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네이버는 현재 동일 아이디가 여러 개의 글을 쓰면 ‘캡챠’라는 시스템을 통해 이를 제어한다. 또 1개 아이디가 24시간 동안 올릴 수 있는 댓글도 20개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음도 비슷한 기능을 갖춘 장치를 가동 중이다. 하지만 미리 확보한 여러 개의 아이디나 ‘매크로(자동입력 프로그램)’를 이용할 경우 완벽한 차단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댓글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의뢰자에게 유리하도록 상품평을 달아주겠다는 광고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각종 선거 때는 그 정도가 더 심해져 각 후보진영에 댓글 조작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며 접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이버는 다음 달 1일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자동 댓글 생성을 불허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재를 피하려는 댓글 조작 세력들의 기술도 갈수록 진보하고 있어 효과적인 단속이 될지는 의문스럽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국회에는 댓글을 조작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내게 하거나 댓글 작성 때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됐으나 아직 법제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포털사이트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체 검열 강화에 나서는 것이 옳다. 댓글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한 수단임은 분명하나 그 형태가 지금처럼 왜곡된다면 어느 수준까지의 규제는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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