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지방선거에는 왜 인재들이 몰리지 않을까 /신수건

지방자치 부활된 지 27년, 정당정치 후진성 등 이유 우수 인재 지방선거 외면…위상강화 제도 개선 필요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두 달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의 각당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눈에 띌 만한 참신한 인물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오랫동안 지역 정치권에서 기생했거나 관변단체 언저리에서 활동했던 인물을 찾기가 훨씬 더 수월하다. 전문성을 갖춘 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1991년 부활한 지방선거의 역사는 성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성장세는 유권자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

정치 선진국인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지방선거가 정치 엘리트로 성장하기 위한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배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중앙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미국민에게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인 버락 오바마도 지방의회 출신이다. 변호사 출신인 오바마는 35세 때인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8년과 2002년 연이어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2004년 연방 상원의원 당선에 이어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다. 노예 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역시 일리노이주 하원 의원과 연방 의원을 지냈다.

한국에서도 지방의회 출신 몇몇이 국회에 진출한 경우가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정치적 상징성이나 업적은 그리 후하게 평가받지 못한다. 특히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등 대통령을 세 명이나 배출한 부산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역동성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럼, 지방선거는 왜 훌륭한 인재들로부터 외면받을까. 가장 큰 이유는 수십 년 동안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당파적인 폐쇄성은 심각하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부산지역 공천 신청 접수 결과 선거구마다 신청자가 단 한 명 뿐인 곳이 크게 늘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한국당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사전 조율을 통해 내천자가 정해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예 다른 신청자의 접근을 봉쇄한 곳도 상당수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한 여성 시의원 출마 예상자가 당내에서 불출마를 강요받는 등 폐쇄적인 이너서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에선 이미 시당 공관위에서 확정한 구청장 후보를 인정하지 않고 중앙당 차원의 재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당협 또는 지역위원장의 구시대적인 월권행위도 여전히 위험 수준이다. 지역 민심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자를 꽂는 악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예비후보의 참정권은 안중에 없다. 이런데도 공천 심사를 맡은 당내 공적 기구는 무기력하다.

초라한 지방의회의 위상과 처우도 인재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시민사회단체나 유권자들은 지방의원의 가장 큰 문제로 전문성 부족을 지적한다. ‘잿밥’에 관심 두지 않고 본업인 의정활동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지방의원 월급(의정비)으로 성실한 전업의원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업자 등 다른 수입원이 있는 사람들이 덤벼들고, 그들의 이권과 관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보좌관제 도입 등 의회 전문성 및 위상 강화를 위한 현안도 이제 전향적인 시각으로 대할 때가 됐다. 그동안 이런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부정적 여론이 반복적으로 형성됐다.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은 분명 그들이 자초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기대하기 힘든 환경에서 어떤 인재가 지방의회의 문을 두들기겠는가.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 뒤 전문성 부족이 나타나면 매섭게 질타하는 게 순서라고 본다. 부산시의회의 경우만 봐도 의원 유급제가 도입된 2006년 제5대 의회 때 여의도에서 활동했던 보좌관 출신들이 대거 시의회에 입성해 의회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보다 인구가 조금 많은 미국 LA의 시의원 연봉은 18만 달러 정도로 부산시의원의 3배 이상이다. 여기에다 다수의 보좌진 등도 지원된다. 물론 시의회 정수는 15명으로 부산시의회의 3분이 1 수준이다. 의원 숫자를 확 줄인 대신 화끈하게 지원하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LA 시의회의 사례는 지방의회의 정상화 차원에서 검토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헌안에 지방자치 및 분권을 강화하는 실질적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배출되는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은 지방자치와 분권 실천의 전위세력이다. 이들의 자질은 곧 분권 정착의 핵심 요소다. 지방선거에 각계 인재가 뛰어들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야 분권과 자치도 꽃을 피울 수 있다. 언제까지 지방의회 무용론만 되뇔 수 없지 않은가.

편집국 부국장 giant@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7. 7“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8. 8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9. 9“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10. 10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1. 1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2. 2“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3. 3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4. 4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5. 5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6. 6추석 화두 李 영장기각…與 “보수층 결집” 野 “총선 때 승산”
  7. 76일 이균용 임명안, 민주 ‘불가론’ 대세…연휴 뒤 첫 충돌 예고
  8. 8추석연휴 민생 챙긴 尹, 영수회담 제안에는 거리두기
  9. 9포털 여론조작 의혹에 대통령실 "타당성 있어" 與 "댓글에 국적 표기"
  10. 10강성조 "자치경찰교부세 도입 필요, 지방교육재정 재구조화 고민해야"
  1. 1BPA, 취약계층에 수산물 선물
  2. 2내년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 때 공인중개사 정보 기재 의무화
  3. 3스타벅스 거대용량 트렌타 사이즈 상시판매
  4. 4“서류심사 공정성에 문제”…산업은행, 신입행원 채용 일정 연기
  5. 5부산 아파트 매매지수 보합세 눈앞…3주 연속 -0.01%
  6. 6"데이터센터 설립 신청 68%, 부동산 이익 목적 '알박기'"
  7. 7'박카스 아버지'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 별세
  8. 8'하도급 대금 연동제' 4일 시행…연말까지 계도기간 적용
  9. 9고물가에 등골 휜 추석…소외받는 사람 줄길
  10. 10"반 카르텔 외치더니…공기업 '낙하산' 산업부에서만 34명"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7. 7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8. 8“양산 웅상 현안 다양한 의견 모아 행정에 반영 보람”
  9. 9골프 전설들도 그린 위 엑스포 응원전(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0월 4일
  1. 1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2. 2‘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3. 3남자바둑 단체 우승…황금연휴 금빛낭보로 마무리
  4. 4우상혁 높이뛰기서 육상 첫 금 도약
  5. 5임성재·김시우 PGA 롱런 열었다
  6. 65년 만의 남북대결 팽팽한 균형
  7. 7롯데, 포기란 없다…삼성전 15안타 맹폭격
  8. 8[속보] 한국 바둑, 남자 단체전서 금메달
  9. 9'박세리 월드매치' 7일 부산서 개최… 스포츠 스타 대거 참석
  10. 10세리머니 하다 군 면제 놓친 롤러 대표 정철원 “너무 큰 실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성만 병역의무
3위가 목표인 대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선택과 집중’ 열매를
추석 긴 연휴에도 여야 대치, 민생 협치로 풀어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