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의 한 식당이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자리에 앉으면 독특한 점이 눈에 띈다. 제공된 음식의 칼로리를 바로 측정할 수 있고 타이머가 있어 밥을 천천히 먹게 된다. 식단을 공개한 책이 500만 부 이상 팔려 나갔고,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타니타라는 이 회사는 원래 체중계를 만들었는데, 자신들의 업과 존재 이유를 재정립한 끝에 건강을 측정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결심했고, 먼저 자신들의 식습관부터 바꾸기 위해 만든 구내식당이 큰 호응을 얻었다. 21㎏ 감량한 직원, 콜레스테롤 변화 등의 사연을 생생히 전달하고 입소문을 통하여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 이후 외부에서도 식당을 열어 달라는 열화 같은 요청에 전국 각지에 식당을 열고 도시락 판매, 식사 배달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어떻게 수익을 늘릴까’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를 고민했더니 새로운 사업 기회들이 생겨났고 회사 이익으로 연결된 것이다. 사회를 변화시키며,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들은 가까운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6일 시작한 건강한 부산 시민행동 프로젝트 ‘끊고( 술 · 담배), 줄이고(소금 · 설탕), 운동하자’가 한참 진행 중이다. 주택을 건설하는 필자의 기업도 직원·협력사·입주민에게 건강식, 운동 이용권, 금연 수당, 체지방 · 혈압 목표 관리를 통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적극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건강한 사회가 더 행복하고 생산성도 높을 것이다. 이것은 환경, 수익, 건강 어느 것 하나 손해가 나지 않는 상호이익이론(Non zero sum theory)의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영리 · 비영리 기업 할 것 없이 비즈니스 과정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나아가서 사회가 내포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적극 개선하기 위한 ‘소셜 벤처’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소셜 벤처는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불후의 명언을 남긴 릭 오브리의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둔 ‘루비콘’형,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사회 혁신을 추구하는 빌 트레이튼의 ‘혁신형’(아쇼카형) 등이 있다. 인도지역에 쓸모없는 자원인 소똥과 짚에 적정기술을 이용해 꼭 필요한 연료로 변환시켜 환경보존은 물론 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준 것은 혁신형의 좋은 사례다. 시리얼로 유명한 겔로그 식품회사는 윌 켈로그가 빵을 먹으면 속이 불편한 환자의 사회 문제를 해결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저소득층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취업 확대, 불량청소년 구제로 이어지는 것은 사회 범죄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기업과 사회 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사회 혁신 비즈니스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동시에 이념의 주장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 협력, 실행 능력이 필요하고, 갖춰야 할 요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철학이다. 리더의 철학은 기업 경영의 바로미터로 사업의 전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어 있다. 둘째, 제품은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뛰어나야 한다. 고객들은 더는 ‘그저 그런’ 수준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셋째, 조직력은 성과의 기본이다. 조직력은 구성원들이 나만 보는 관점에서 탈피하여 비즈니스 전체를 볼 줄 아는 데서 나온다. 이를 위해 조직·팀·개인 모두가 고객 세그먼트, 가치 제안, 채널, 고객 관계, 수익, 핵심자원, 핵심 활동, 핵심 파트너, 비용을 9개 구역으로 나누어 자신들이 하는 일의 모델을 한 장의 종이 위에 그려봄으로써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목이 생긴다. 넷째, 시스템이 명료해야 한다. 먼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구체적이고 명료한 문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서 사업 정의, 핵심 가치, 핵심 전략, 최상위 목표, 실행 방안, 모집, 채용, 성과 관리 등에 대하여 명료하게 정의하고 반복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다. SK그룹이 제안한 사회성과 인센티브제(Social Progress Credit)도 도입할 만하다. 이것은 소셜 벤처가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평가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기성 기업의 입장에서도 소명을 추구하는 주체를 키우고 돕는 것은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니즈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가 될 수 있다. 필자의 기업도 소셜 벤처를 창업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다음과 같은 말처럼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20년 후,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더 후회할 것이다. 그러니 닻을 올리고 안전한 항구에서 나와 항해하라. 당신의 돛으로 무역풍을 맞으라.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하라.”

㈜경성리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