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열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내일 폐막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6개 종목에서 펼친 레이스는 그 자체로 감동의 무대였다. 동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 또한 대회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져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이를 깨끗이 불식시킨 것이다. 선수단은 물론 조직위, 자원봉사자 등 땀을 흘린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남자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에서 신의현 선수가 우리나라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긴 것은 쾌거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메달만이 감동의 전부는 아니었다. 우리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체코와 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불굴의 도전정신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스노보드에서 은메달을 딴 미국 의족 댄서 에이미 퍼디 등 외국 선수들의 투혼에도 세계인이 뭉클했다. 무엇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반가운 일이다. 개막 이전에 제기됐던 걱정과 달리 대회 입장권은 목표의 100%가 훌쩍 넘게 팔렸다. 아이스하키나 휠체어컬링 등 경기장은 좌석이 거의 다 찰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개최국이라는 이유도 없진 않겠지만 국민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결과로 의미가 큰 변화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IPC) 위원장이 ‘역대 최대 이벤트’라고 칭찬을 쏟아낸 것은 이 모든 게 어우러진 결과라 할 수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까지 질타할 정도로 국내 방송사의 중계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쉽다. 개최국임에도 해외 방송사보다 중계시간이 적은 건 납득하기 힘들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엄존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평창의 도전정신이 계속되려면 이번 대회의 공과를 면밀히 따져 그 열기를 이어가는 게 특히 중요하다. 대회 이후 순식간에 잊을 게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에 대폭적으로 관심과 지원을 늘리는 게 최우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평창의 감동 무대는 또 한 번의 ‘깜짝쇼’에 그칠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