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고] 1표의 승부가 시작된다 /안병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11 19:17:05
  •  |  본지 29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눈을 감았다 뜬다. 숨을 재빨리 쉬어본다. 손을 쥐었다 빠르게 편다. 아무리 해도 0.01초 만에 해낼 수가 없다. 결국 나는 내 신체기관을 이용해서는 100분의 1초 단위로는 그 무엇도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의 이런 이상한 행동은 얼마 전 끝난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딴 선수들 때문이다. 빙상 종목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스피디한 짜릿함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은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의 기록은 37초33으로 동메달을 딴 3위와는 불과 0.01초 차이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 선수도 0.01초 차이로 아쉽지만 은메달에 머물렀다. 봅슬레이 남자2인승 종목은 이틀 동안 4차례 주행한 합산시간이 3분16초86으로 100분의 1초까지 같아 캐나다와 독일이 공동 금메달을 수상하는 결과까지 연출됐다.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안겨준 최민정 선수의 경우도 2015년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2차대회 500m 결승전에서 42초998로 마리앙 셍젤라(캐나다·42초999)를 0.001초 차이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한 적도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0.01초는 분명 세상에 존재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던 그 찰나의 순간은 메달의 색깔을 다르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환희를,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의 시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기록 또한 1초대로는 나눌 수 없는 박빙의 승부였고 때로는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경우 1000분의 1초로까지 나누는 것을 보니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러한 올림픽의 확률적 우연을 보며 오는 6월에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우연을 생각했다. 우리 동네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대통령선거와는 다르게 선거구가 작아 1표의 가치는 그 어떤 선거때보다 크다. 2002년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A후보(당시 60세)와 B후보(당시 49세)가 똑같이 1162표를 획득하여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장자인 A후보가 당선됐다. 2008년 강원도 고성군수 보궐선거에서는 B후보가 4597표를 획득하여 불과 1표 차이로 당선되었고, 심지어 2002년 충북 충주시의원 선거에서는 1표 차이로 낙선한 C후보가 4년 뒤에는 절치부심하여 1표 차이로 같은 선거에서 당선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처럼 1표의 가치가 가장 크고 의미가 있는 선거가 바로 지방선거이다.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국가의 큰 방향을 결정짓는다면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는 것으로 실제 나의 삶과 가장 밀접한 선거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신간 서적을 구입하고 동네 문화센터에 교육 프로그램의 횟수를 늘리고 동네 체육공원에 운동기구가 바뀐다.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홍보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표어가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인 것이다. 또한 지방분권형 개헌이 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강화되므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 그 어떤 시기보다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출하는 후보자가 많다 보니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고 나의 1표가 선거 결과에 무슨 영향이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모습도 많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의 경기를 보면서 0.01초의 승부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당신의 1표로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을 것이다.

오는 6월 13일 실시하는 지방선거는 시장·교육감·구청장·지방의원 등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용지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누군가는 복잡하다고 짜증내고 투표를 포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표용지 7장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한 7종목의 관람 티켓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국 선수의 금메달을 기원하며 생소한 동계스포츠의 규칙을 찾아보듯,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후보자의 신상 정보 및 공약을 살펴본다면 금메달처럼 귀한 후보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달 25일 폐막했지만 오는 6월 13일에는 내가 직접 후보자를 뽑는 ‘동네올림픽’이 열린다. 1표의 승부가 이제 막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출전하는 후보자에게 관심을 갖고 지역 발전의 적임자에게 투표해보자. 나의 1표가 당선을 결정짓는 100분의 1초인 것이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동계올림픽처럼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동네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부산 사상구선관위 지도주임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부산교육다모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6·13 선거쟁점 지상토론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주목 이 공약
여성 등 소외계층 분야 정책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다시 문제는 경제다
한반도에, 한국 정치에, 부산에 새바람이 분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북항에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지어야 한다면
도심, 걸을 수 있어야 빛나는 곳
기고 [전체보기]
트럼프의 무역전쟁…과거에 해법 있다 /이상협
여성들은 백설공주를 꿈꾸지 않는다 /김영숙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편애에 대한 경계 /정홍주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 /이지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외교는 전쟁보다 어렵다
누구를 왜 존경할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납세자로서의 유권자
판사님, 내 그럴 줄 알았습니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울경, ‘우리가 남이가’ /김희국
나는 통일, 걷는 지방분권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북 산림협력
JP와 양지축구단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설악당 무산 스님의 원적(圓寂)
개성 영통사와 금강산 마하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부산 여당의 과적 운항
6·13 이후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서부산 신도시, 누구를 위한 것인가
高手의 질문법
사설 [전체보기]
예멘 난민 해법 한국의 인권수준 척도다
부울고속도 교각 이음쇠 돌출 부실시공 아닌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변화의 필요성과 소득주도 성장
고독사 문제의 근원적 해법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다시, 지방분권 개헌이다
양승태, 억울할수록 당당히 조사 임하라
특별기고 [전체보기]
갑질과 배려- 6년간의 부산상의 회장직을 떠나며 /조성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