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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건강한 부산으로 가는 길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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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01 18:41:4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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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이내지만 부산의 수돗물은 수도권 수돗물에 비해 소독부산물(먹는 물의 정수처리에 사용되는 소독제와 물속의 유기화합물이 반응해 생성되는 물질)이 20배나 많고, 증발잔류물질이 2, 3배나 많습니다. 황산물이나 염화물 수치도 높습니다.”(부산 모 대학 환경공학과 교수)

“혈중 수은 농도는 전국에서 부산과 울산이 가장 높습니다. 수은은 고혈압과 당뇨 대사성질환 등 심뇌혈관질환에 모두 악영향을 줍니다. 부산은 전국 특별·광역시 중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가장 높습니다.”(부산 모 대학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부산지역 보건사회·환경 분야 전문가의 말을 옮겨 놓은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식수나 대기질 등 부산의 환경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를 높인다. 이렇게 각종 유해 수치가 높고 건강지표가 엉망인데도 부산시가 이 같은 정보를 시민에게 알리면서 관심과 경각심을 높이려 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쉰다.

지난달 19일 부산 전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육안으로만 봐도 하늘이 뿌옇게 흐릴 정도로 심각했다. 그런데 바깥에 있는 시민 중 마스크를 한 사람을 세어보니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유별나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아니면 아예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무엇인지 몰라서인지 그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안다면 마스크 쓴 사람 수가 그렇게 적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낙동강 수질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민이 취수원인 낙동강의 수질이 악화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15년간 불만 한마디 없이 묵묵히 물이용부담금을 냈을까. 최근 열린 먹는 물 관련 토론회에서 한 시민은 “우리가 이런 물을 정수해 먹고 있는지 몰랐다. 더는 ‘마루타’가 되고 싶지 않다. 시민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먹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부산시의 고도정수처리시설과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넘쳐난다. 반대로 낙동강 원수의 수질 정보는 알기 어렵다. 황령산 송신탑의 경관조명을 활용한 미세먼지 농도정보 알림서비스 구축 등은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부산에 초미세먼지 수치가 얼마나 높은지, 왜 높은지,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인체에 나쁜지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굳이 지역의 치부를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느냐’며 항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병에 걸려야 금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자신이 얼마나 유해한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건강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알아야 시민 스스로 건강과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 관심이 곧 행동으로 이어짐은 두말할 필요 없다.

지난해부터 부산시는 꼴찌 수준인 각종 건강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 하나 더 짓고 건강관리센터 하나 더 만들면 질병을 빨리 발견하고 빨리 치료할 순 있겠지만 예방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연·금주하고 운동하자’고 아무리 말해도 자각 없이 남의 권유와 강조만으로는 시민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

지자체는 시민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릴 의무가 있다. 시민의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부산시가 유해한 환경 정보를 과감히 공개 및 공유하고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같이 움직일 때 비로소 ‘건강한 부산’은 실현될 수 있다.

사회1부 차장 c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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