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대문, 거지가 없는 ‘3무(無 )의 도시’ 제주를 앞으로는 ‘4무(無 )의 도시’로 불러야 할 지도 모르겠다. 바로 ‘탄소 없는 섬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2년부터 시작한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정책을 통해 2017년까지 도내에 8521대의 전기차를 보급했다. 2012년 관용 전기차 100대를 구입해 시작한 사업이 이듬해 전국 최초로 전기차 160대를 민간에 보급해 선도적으로 나섰다. 전기차 충전기도 6866개가 구축됐다. 이는 전국 전기차 등록 기준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제주도는 올해 전국 최초의 ‘전기차 1만 대 시대’를 맞이할 계획이다. 나아가 오는 2030년까지 도내 전체 차량인 37만7000여 대를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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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용당리의 풍력발전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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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현재 241㎿인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도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을 오는 2030년까지 2690㎿(풍력 2350㎿) 규모로 확충해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에너지 사용량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주의 전기차는 순수한 풍력에너지로만 달리는 탄소발생제로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이 ‘탄소 없는 섬 제주 만들기’ 정책의 목표이다.
제주도는 풍력과 태양광발전을 통해 2030년까지 도내 전력소비량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우선 1단계로 2020년까지 풍력발전 총 1.6GW를 개발해 전력수요 50%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을 합해 신재생에너지 총 4.3GW를 개발해 전력수요 100%를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2016년 기준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11.54%로 국내 전체 보급률 7.35%보다 훨씬 앞서 있다. 제주도는 육·해상 풍력발전지구를 추가로 지정하고 제주에너지공사를 중심으로 풍력자원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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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청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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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이 같은 단순한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보급 확대를 넘어 신에너지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보급하는 이른바 ‘제주그린빅뱅’ 정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그린빅뱅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전기차 등 상호 연관된 친환경산업들의 기술융합으로 혁신적인 신에너지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제주의 미래사회 전환 전략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그린빅뱅 실현을 위해 우선적으로 2017년부터 오는 2019년 말까지 총 사업비 189억 여원을 들여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단지 내 디지털융합센터 부지 3700㎡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 정책을 통해 도내 폐배터리가 오는 2020년 452팩에서 2021년 1873팩, 2025년 1만4487팩, 그리고 도내 모든 차가 전기차로 바뀌는 2030년에는 7만9685팩으로 폭증이 예상됨에 따라 연관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폐배터리는 등급별 성능평가를 거쳐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하거나 가정용과 장애인용 휠체어 또는 산업용 ESS(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같은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구축을 통해 배터리 진단사를 비롯한 새로운 직업군이 생기는 등 200여 명의 직·간접적인 고용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제주시의 ‘탄소 없는 섬 만들기 프로젝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전체의 20%로 높인다는 것이다. 또한 2030년까지 발전사업자들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 비율도 28%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기자동차는 오는 2022년까지 국내에 총 35만 대를 보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오는 2020년까지 25만 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2년간 전기차 10만 대를 더 확대 보급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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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성산일출봉 전경.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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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올들어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코 스마트랜드, 제주’ 프로젝트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제주형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올 상반기중에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소 없는 섬, 제주’ 프로젝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센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등 신기술을 끌어모아 자율주행차와 스마트관광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교통체계와 에너지산업, 산업구조와 생활문화까지 대대적으로 융합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탄소 없는 섬 제주 프로젝트’와 ‘그린빅뱅 정책’을 통해 신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제주발 성공모델’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