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학교가 청소용 등 비음용 지하수를 수돗물에 섞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식수로 공급했다니 이런 황당한 일도 있나 싶다. 연간 7000만 원 가량의 수도료를 아끼려는 목적이라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대학 측은 비음용 지하수를 수돗물에 섞어 공급하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련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는 등 관련법까지 위반했다. 대학 측은 단순한 행정 절차 실수라고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학 측은 당초 지하수를 끌어오며 청소용 등 비음용으로만 사용하겠다고 관할 금정구청에 신고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지하수를 식수로 쓰려면 이에 적합한 수질검사와 정식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대학 측은 이런 절차도 없이 비음용으로만 쓰겠다던 지하수를 수돗물에 섞어 그냥 식수로 공급했다. 이런 식이라면 음용수 검사와 허가를 굳이 까다롭게 할 이유가 왜 있어야 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대학 측은 비음용을 음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매년 1회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 검사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하수 원수에 대한 음용수 검사 항목이 46개에 달하는 데 비해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항목은 9개에 불과하다. 살충제 등 핵심 유해 성분이 항목에서 빠진 검사가 얼마나 안전할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자체적인 편의에 따라 검사해놓고 문제가 없다며 구성원들에게 식수로 제공한 것이다.
이러니 당장 학생과 교직원들이 물값을 아끼려 꼼수 행정을 한 대학 측에 반발하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제 관할구청이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니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야 하겠다. 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구성원들의 건강을 정말 고려했는지 대학 측은 통렬하게 되돌아봐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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