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치과계의 큰 행사인 ‘2017 영남국제치과학술대회 및 기자재전시회(YESDEX 2017)’가 개최됐다. 이 대회는 영남권 5개 치과의사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행사로, 2012년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을 순회하며 열린 데 이어 부산에서 다시 ‘시즌2’가 펼쳐졌다. YESDEX 2017은 치과의사와 치과 관련 종사자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내외 저명 석학들의 최신 치의학 이론과 실제가 소개되고 역대 최대 규모인 150여 업체, 600여 부스에 최신 기술과 첨단 기자재가 선보여 치과인들의 축제의 장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행사 기간 글로벌디지털치의학연구원 설립과 부산 유치를 위한 심포지엄이라는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이 심포지엄은 지난해 7월 1일 1차 심포지엄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심포지엄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유재중·이진복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이진수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와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조봉혜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장, 김진철 ㈜디오 회장, 문정본 ㈜디디에스 대표를 포함한 내빈들이 대거 참석했다.
우리나라도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아 건강과 치과 치료에 관심이 커지고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5년 건강보험 통계연보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외래 다발병 질병 순위에서 치은염과 치주 질환이 2위, 치수 및 치근단 주위 조직 질환이 10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하면 치주 질환 환자 수는 61%(1343만 명) 늘었고, 치은염 및 치주 질환에 따른 요양급여는 배(1조56억 원)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치의학 연구와 정부의 지원 실태는 국민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 치의학 연구는 대학이나 일부 연구소에 국한돼 있고, 국가연구개발사업 분석 보고서에는 정부가 투자한 보건의료 연구개발비 중 치의학 연구개발비는 전체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사회에 대비한 장기 계획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의학 연구원을 설립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끝에 여러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발의했고 현재 20대 국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연구원 설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부산은 디오, 오스템 임플란트 같은 치과의료기기 전문기업이 기반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동남권 유일의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이 있다. 여기에 치과기공과·치위생(학)과 대학 등 치과 분야 대학이 대거 자리 잡아 의생명공학, 기계공학 등 관련 분야 전문인력이 풍부한 것도 강점이다. 이 때문에 부산이 경쟁 지자체보다 치과의료 수준과 인프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등 치의학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를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14년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정형외과용 및 신체보정용 기기제조업은 부산이 가장 특화돼 있고, 치의학산업 입지계수가 17개 시·도 중 부산이 1위로 평가되고 있다. 동남권 중심도시이며 국제해양 관광도시인 부산의 시장성을 감안한다면 최적지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에 부산시는 2019년부터 해운대구 제2센텀도시첨단산업단지에 10만 ㎡ 규모의 치의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2022년까지 치의학 첨단융합산업단지에 기업지원센터와 임대형 공장, 파일럿 플랜트 같은 지원시설을 지어 디지털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한다는 내용의 ‘치의학산업 육성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부산시치과의사회를 비롯한 많은 관련 기관과 함께 디지털치의학연구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의 연구원 유치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치과산업 육성 차원뿐 아니라 향후 5년간 생산유발 효과 630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242억 원, 취업유발 효과 371명으로 예상된다. 치의학연구원이 부산에 세워지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을 통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국부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다. 부산이 세계적인 치의학산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글로벌 치의학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연구원 유치에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부산치과의사회 총무이사·영신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