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규제를 받는데, 또 규제장치를 하겠다니 어이가 없다. 부산항만공사(BPA)와 관련한 ‘항만공사법 일부 개정안’ 이야기다.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이중 규제’라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BPA의 자율·독립성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부산 국회의원이 주도하니 말문이 막힌다.
개정안의 골자는 이렇다. 항만공사(PA)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추진·변경하거나 중요 자산을 취득·처분하기 전에 ‘타당성 평가위원회’(평가위)의 심의를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평가위는 PA에 두고, 항만위원회 의결 전에 평가위 심의를 거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평가위를 10명 이내로 구성하되, 그 과반수를 외부 관계 전문가로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BPA에는 최고 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외부 인사들로 이뤄진 항만위에서 BPA의 예산과 사업계획 등을 심의 결정한다. 게다가 BPA의 투자 및 주요 경상·해외 사업 등은 별도 심의위원회를 거친다. 부대사업을 할 때는 출자·출연 규모에 관계없이 해양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고 있다. 이런 데다 평가위를 따로 두겠다는 건, ‘옥상옥’이고 규제를 위한 규제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외국자본에 잠식된 부산항 신항 터미널의 지분을 일부나마 확보하려 해도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손을 쓸 수 없는 게 BPA의 현실이다.
BPA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과 중앙부처에 의한 통제가 늘 지적돼 왔다. BPA가 당초 취지와 달리 ‘부두 임대사업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연간 컨테이너 2000만 개 처리 시대를 연 부산항은 물동량 면에서 ‘메가포트’에 진입했다. 그러나 하역 생산성 향상, 연관산업 육성, 배후단지 활성화 등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해외 선진 항만공사들이 자율성과 효율성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규제 강화의 틀에 묶여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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