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법정 소송 2심에서도 패소했다고 한다. 법원이 지난 6월 1심에 이어 민간사업자인 아이파크마리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최종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허비될 터이다. 세계적 수준의 마리나 단지 조성이라는 목표는 10년을 끌어오면서 점점 빛이 바래고 있다.
‘해양수도’를 자처하는 부산이다. 시설이 낡고 계류장도 부족한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재개발하자는 논의가 이뤄진 이유다. 계류시설을 628척 규모로 늘리고 325실 규모의 특1급 호텔시설도 새로 짓는 재개발 사업안이 마련됐다. 부산시는 2014년 3월 사업시행자를 아이파크마리나로 지정하고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호텔이 발목을 잡았다. 처음에는 학교 옆으로 정한 호텔 위치가 문제였고, 나중엔 호텔 성격을 두고 이견이 불거졌다. 부산시가 지난해 8월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및 실시협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두자, 아이파크마리나가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전의 전말이다.
부산시는 대법원이 호텔의 성격을 법리적으로 명확하게 판단해주길 바라는 듯하다. 민간투자법을 근거로 호텔은 부대시설로 봐야 한다는 것이 시 입장이다. 부대시설이 되면 투자금 회수 기간이 20년이고, 투자비는 전체 사업비의 50%를 넘지 못한다. 반면 부속시설은 투자비가 50%를 넘을 수 있고 30년 사용 후 기부채납하면 되니 아이파크마리나에 유리하다. 호텔의 성격에 따라 사업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부산시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2015년 감사원은 학교정화구역 내 호텔 건립 시도가 잘못된 행정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적격성 검증을 맡은 부산발전연구원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부산시가 그동안 투입한 아이파크마리나의 사업비를 물어주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동안의 과정을 되짚어보며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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