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지방의회 제자리 찾기 /신수건

부활 26년 무기력 여전…내년 헌법 개정 때맞춰 국회의원 입김 차단 등 건전성 확보 혁신 필요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국회가 다시 ‘몰염치’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장기 불황과 실업 등으로 국민의 시름은 깊어가는데 세비 인상과 보좌진 증원을 단행했다. 세비는 1억4000만 원으로 늘었고 보좌진은 9명으로 증가했다. 여기다 정책 개발비, 사무실 운영비, 차량 유지비 등 업무보조비가 1인당 1억 원가량 된다. 보좌진 9명의 급여까지 포함하면 연 7억 원가량의 세금이 지원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정치후원금도 세비 이상 거둘 수 있다. 1년에 1억5000만 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 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지방선거 총선 대선 등 선거가 3개 있으니 임기 4년간 능력만 있으면 정치후원금만 10억 원 넘게 모을 수 있다. 한 국회의원이 4년간 어림잡아 최대 17억 원을 국고나 후원금으로 지원받는 것이다.국회의원이 이처럼 ‘갑 중의 갑’이 된 것은 입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자신들의 마음만 먹으면 안 되는 게 없다. 헌법에는 입법권을 국리민복을 위해 쓰라고 했는데 자신들 배불리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후안무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문제는 똑같은 의회 선출직인 지방의원의 무기력이다. 1991년 지방의회가 재출범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지방의원의 위상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 부족과 지역 토호세력 논란은 흘러간 축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되풀이된다.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의 위상이 이처럼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에는 국회의원의 갑질이 자리 잡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늘리는 데는 민첩하게 반응하면서 지방의회의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 되레 정치적 경쟁자가 될 성싶은 경우에는 싹부터 잘라버린다.

지역구 기준으로 부산지역 국회의원(18명), 시의원(42명), 구·군의원(158명)의 숫자만 놓고 보면 국회의원 1명은 시의원 2·3명, 구·군의원 9명 정도의 규모다. 물론 다루는 예산과 유권자에 미치는 입법권 등이 큰 차이가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국회의원은 과할 정도의 지위를 누린다. 여기다 제도적으로 지방의회를 눌러 성장을 방해한다.

자신들은 야구팀을 꾸릴 정도로 보좌진을 두고 매년 억대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도록 해놓고도 지방의회는 재정과 인력 등을 다 묶어 놓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숱한 비판에도 꿋꿋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퇴행적인 공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국회의원은 지방의원의 공천권을 사실상 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원들은 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지역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지방의원들이 지난 탄핵정국 때 보인 행동을 보면 현재 지방의회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지역 국회의원을 따라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한 지방의원은 사석에서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자괴감에 가족 얼굴 보기도 민망하다”고 토로한 적 있다. 명색이 본인들도 선출직인데 지역 국회의원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는 행태는 가히 블랙코미디였다.

지방의회의 위상은 지방자치의 바로미터다. 이 명제만 대입하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아직 낙제점이다.

올해 대한민국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가장 역사적인 혼란기를 겪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경험했다. 헌법에 보장된 주권의 위엄을 확인하면서 위대한 한 해를 보냈다.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서는 이제 지방분권의 정착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한 과제로 지방재정의 확대가 우선 꼽히지만 현 정부의 국정 운영 철학을 볼 때 그렇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지방의회, 지방 정치의 건전성 및 자존감 확보다. 지금처럼 국회의원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고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되풀이되는 ‘지방의회 무용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내년 6월 13일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개헌 투표가 함께 실시될지 초미의 관심이다. 개헌 논의의 핵심은 이른바 ‘87 체제’의 발전적 파기이다. 87 체제가 지방자치의 부활을 이끌었다면 새 헌법 체제는 자치와 분권의 안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위로는 헌법에서 시작해 아래로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정당별로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 지방의원 공천에 지역 국회의원 영향력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적 시스템 마련은 반드시 도입돼야 헌다. 시의회와 구·군의회도 자성의 시간을 갖고 중앙 정치 예속에서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을 잘 아는, 고향을 사랑하는 인재가 지방의회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그것이 지난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의 준엄한 명령이다.

편집국 부국장 giant@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장인화 수성이냐, 세대교체냐…부산시체육회장 선거 4파전
  2. 2산업은행 이전 로드맵 짠다…올해 초안 잡고 내년 완료
  3. 3시의회 ‘매운맛 의정’에 朴시장은 뒤에서 웃고 있다?
  4. 4신생아 낙상사고 낸 산후조리원, 하루 지나 부모에 알려
  5. 5스포원 이사장 사퇴…공기관 수장교체 신호탄
  6. 6[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경계 1호는 호날두 아닌 페르난데스…중원 잡아야 승산 ”
  7. 72일 열차도 서나…동투 전방위 확산
  8. 8스페인 꺾은 일본, 16강 신바람...후폭풍에 독일 올해도 탈락
  9. 9열차 운항 중단 대란은 막았다...철도 노사 밤샘 협상 타결
  10. 1070대 대리운전 기사 옆차 추돌해 전복
  1. 1시의회 ‘매운맛 의정’에 朴시장은 뒤에서 웃고 있다?
  2. 2서해피격 입 연 文 “정권 바뀌자 판단 번복…안보 정쟁화말라”
  3. 3안철수 존재감 알리기 ‘영남투어’
  4. 4“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5. 5"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6. 6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보고 사실상 무산
  7. 7尹대통령 지지율 3%p 오른 32%…"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57%
  8. 8[뭐라노] 산은 부산 이전 로드맵 짠다
  9. 9대통령 집무실·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10. 10北 이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핵실험 계획 공개 가능"
  1. 1산업은행 이전 로드맵 짠다…올해 초안 잡고 내년 완료
  2. 2팬스타호 공연 매료된 일본 관광객 “부산 해산물 즐기겠다”
  3. 3부산항 진해신항 개발 닻 올린다…컨 부두 1-1 단계 금주 용역
  4. 4수출액 1년새 14% 급감…가라앉는 한국경제
  5. 5트렉스타, 독일서 친환경 아웃도어 알렸다
  6. 6"화물연대 파업에 철강에서만 1조1000억 출하 차질"
  7. 7반도체 한파에 수출전선 ‘꽁꽁’…유동성 위기에 中企 부도공포 ‘덜덜’
  8. 8부산 소비자 상담 급증세…여행·숙박·회원권 순 많아
  9. 9부산 물가 상승률 4.9%로 꺾였지만…외식 등은 고공행진
  10. 10연금복권 720 제 135회
  1. 1신생아 낙상사고 낸 산후조리원, 하루 지나 부모에 알려
  2. 2스포원 이사장 사퇴…공기관 수장교체 신호탄
  3. 32일 열차도 서나…동투 전방위 확산
  4. 4열차 운항 중단 대란은 막았다...철도 노사 밤샘 협상 타결
  5. 570대 대리운전 기사 옆차 추돌해 전복
  6. 6어린이대공원서 크리스마스 기분 만끽하세요
  7. 7다행복학교 존폐기로…“수업 활기 넘쳐” vs “예산배정 차별”
  8. 8오늘 낮 최고 6~9도...내일 기온 오르다가 모레 또 찬공기 남하
  9. 9[단독]기장 일광읍 상가 건축현장서 인부 2명 추락…1명 중태
  10. 10재벌 3세 마약 스캔들 또?...남양·효성가 자제 등 무더기 기소
  1. 1장인화 수성이냐, 세대교체냐…부산시체육회장 선거 4파전
  2. 2[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경계 1호는 호날두 아닌 페르난데스…중원 잡아야 승산 ”
  3. 3스페인 꺾은 일본, 16강 신바람...후폭풍에 독일 올해도 탈락
  4. 41경기 ‘10명 퇴장’…운명걸린 3차전도 주심이 심상찮다
  5. 5메시 막았다…폴란드 구했다
  6. 62골로 2승…호주 ‘실리축구’로 아시아권 첫 16강
  7. 7브라질, 대회 첫 조별리그 ‘3승’ 도전
  8. 8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3일
  9. 9[반우용의 월드컵 원정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10. 10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범위 확대를 바란다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킬리만자로의 눈
얼짱 축구선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자기 주장만 있는 예산 심의 국민이 용납 못한다
고리2호기 연장, 반쪽 공청회로 밀어붙일 일 아니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