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유역 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인한 수질 악화에 따라 부산 수돗물의 취수원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된 지도 20년이 넘었다. 원수의 90%를 낙동강에서 얻는 부산 입장에서 1995년 대구 위천공단 사태, 2006년 경남 김해 매리공단 사태 등은 여전한 ‘트라우마’이다. 게다가 지난 15년간 2조8160억 원을 쏟아 붓고도 물금취수장 원수 수질이 더 나빠졌다는 사실까지 최근 전해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마당에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대안들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 10여 년 전 남강댐 물을 끌어오겠다고 나섰다가 경남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는 부산시로서는 이 방안들을 꼼꼼하게 따져볼 때가 됐다.
관련 시민협의체 주최로 그제 열린 ‘2017년 2차 먹는 물 정책 로드맵 원탁회의’에서는 귀담아 들을 만한 방안이 다수 나왔다.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 용산지구(감로리 하중도)~삼랑진교 구간(11㎞)에 터널식 강변여과 방식을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영남대 김승현 교수에 따르면 2015년 대구시에서 강변여과 방식으로 에틸벤젠, 페놀 등 독성유해물질 21종 제거 연구를 했는데 제거율이 50~100%에 달했다고 한다. 게다가 하류로 갈수록 제거율이 높아졌다고 하니 더욱 솔깃하다.
대상 구간이 협곡 사이에 위치해 유속이 빠르고 지층이 양호한 점도 장점이다. 이 방식으로 60만t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800m짜리 터널 5개(총길이 4㎞)가 필요하며 1800억 원 가량의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성공 사례도 있다. 강변여과 방식은 이미 경북 포항시 형산강에 도입돼 30년간 하루 8만t 안팎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없지않다. 강변 수직정 타공에 따른 지하수 부족과 농민 반발이 있을 수 있고, 자연식 여과의 불완전성을 보완해 줄 후처리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한 취수원 다변화는 더 미룰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종류만해도 8000종에서 1만6000여 종으로 급증했다고 하지 않는가. 부산시는 방안을 세밀하게 따져보면서 김해시 양산시 울산시 등과도 협의해 상생 방안을 도출하는 지혜를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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