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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충칭 임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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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서부 내륙의 충칭(重慶)은 산과 물의 도시다. 기원전 11세기 양쯔·자링강이 합쳐지는 고원지대에 세워졌다. 예부터 수륙 교통이 발달하고 동·서부를 잇는 물자 집산지로 이름났다. 명칭은 12세기 말 남송(南宋) 시대 이곳에서 황태자 조돈이 대국왕에 봉해진 뒤 한 달 만에 황제로 즉위하게 되자, ‘경사가 두 번 겹쳤다’(雙重喜慶·쌍중희경)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고대 파국(巴國)의 도읍지였던 충칭에는 역사적 명소가 많고, ‘카르스트’라는 독특한 석회암 지형 덕에 거대 협곡과 동굴 등 경이로운 풍광이 가득하다. 이곳의 무륭현, 만승현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다. 그 외에도 장이머우 감독이 만든 영화 ‘황후화’의 촬영지인 천생삼교(300m 높이의 아치형 돌다리 3개), 부용동굴, 선녀산 등 ‘내로라’하는 절경이 5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깊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의 마지막 장소가 충칭이었다. 1919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임정은 일제의 박해가 심해지자 항저우, 창사, 광저우 등 중국 여섯 곳을 전전하다 1940년 충칭으로 옮겨와 1945년 광복 전까지 머물렀다. 국군의 모태인 ‘한국 광복군’도 1940년 9월 17일 충칭에서 만들어졌다. 충칭 하면 이장수 감독도 유명하다. 경남 함안 출신인 그는 2000년 중국 프로축구 리그의 만년 하위팀 ‘충칭 리판’을 자국 FA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충칭의 별’이란 호칭이 붙었다.

다음 주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선지에 충칭도 포함됐다. 시진핑 주석의 서부 개발 거점인 데다, 우리 독립유적지와 기업체 진출지역이란 점이 그 이유다. 유적지의 핵심은 충칭 대한민국 임정 청사. 1995년 복원돼 문을 연 이곳은 청사 시절 집무·회의실과 김구 흉상, 독립운동가·광복군 등의 유물·자료가 전시돼 있다. 규모 면에선 상하이 임정 청사보다 10배 이상 크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유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현지 보도로 실상이 알려졌다. 3년 전 중국 정부는 이곳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 그곳에는 초고층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라니 어이가 없다. 광복군과 임정 요인들의 이곳 옛 거주지는 이미 없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되도록 우리 정부는 뭘 했는지 답답하다. 중국에 잘 보이려고 할 게 아니라, 광복군 유적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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