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충칭 임시정부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국 중서부 내륙의 충칭(重慶)은 산과 물의 도시다. 기원전 11세기 양쯔·자링강이 합쳐지는 고원지대에 세워졌다. 예부터 수륙 교통이 발달하고 동·서부를 잇는 물자 집산지로 이름났다. 명칭은 12세기 말 남송(南宋) 시대 이곳에서 황태자 조돈이 대국왕에 봉해진 뒤 한 달 만에 황제로 즉위하게 되자, ‘경사가 두 번 겹쳤다’(雙重喜慶·쌍중희경)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고대 파국(巴國)의 도읍지였던 충칭에는 역사적 명소가 많고, ‘카르스트’라는 독특한 석회암 지형 덕에 거대 협곡과 동굴 등 경이로운 풍광이 가득하다. 이곳의 무륭현, 만승현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다. 그 외에도 장이머우 감독이 만든 영화 ‘황후화’의 촬영지인 천생삼교(300m 높이의 아치형 돌다리 3개), 부용동굴, 선녀산 등 ‘내로라’하는 절경이 5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깊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의 마지막 장소가 충칭이었다. 1919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임정은 일제의 박해가 심해지자 항저우, 창사, 광저우 등 중국 여섯 곳을 전전하다 1940년 충칭으로 옮겨와 1945년 광복 전까지 머물렀다. 국군의 모태인 ‘한국 광복군’도 1940년 9월 17일 충칭에서 만들어졌다. 충칭 하면 이장수 감독도 유명하다. 경남 함안 출신인 그는 2000년 중국 프로축구 리그의 만년 하위팀 ‘충칭 리판’을 자국 FA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충칭의 별’이란 호칭이 붙었다.

다음 주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선지에 충칭도 포함됐다. 시진핑 주석의 서부 개발 거점인 데다, 우리 독립유적지와 기업체 진출지역이란 점이 그 이유다. 유적지의 핵심은 충칭 대한민국 임정 청사. 1995년 복원돼 문을 연 이곳은 청사 시절 집무·회의실과 김구 흉상, 독립운동가·광복군 등의 유물·자료가 전시돼 있다. 규모 면에선 상하이 임정 청사보다 10배 이상 크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유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현지 보도로 실상이 알려졌다. 3년 전 중국 정부는 이곳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 그곳에는 초고층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라니 어이가 없다. 광복군과 임정 요인들의 이곳 옛 거주지는 이미 없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되도록 우리 정부는 뭘 했는지 답답하다. 중국에 잘 보이려고 할 게 아니라, 광복군 유적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지방분권…시민 힘으로
경제분권
지방분권…시민 힘으로
재정 분권-돈을 지방으로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1987, 용산, 비트코인…아직도 어른거리는 이명박의 물신숭배
평양발 데탕트…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아베 총리가 깨닫게 한 우리의 선택
‘특별한’ 도시재생에 대한 염원
기고 [전체보기]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 성장 /정창희
추락하는 부산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박희정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에 필요한 수장 /정홍주
부산시장이 만만한가 /윤정길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넘이가 아름다운 도시, 부산
버리고 떠날 수도 없는 ‘삶의 터전’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오래 남아 있는 기억들
유커가 돌아온다고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 내 지방분권 동상이몽 /김태경
서병수 시장의 ‘유지경성’ /이선정
도청도설 [전체보기]
패터슨 신드롬
선수 군기잡기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사진작가 김수남의 바다
심플한, 화가 장욱진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부산발 베를린행 특급열차
박희봉 칼럼 [전체보기]
또 시간이 간다
대한민국의 퀀텀 점프
사설 [전체보기]
올림픽 첫 남북 단일팀…‘평창’ 한반도 평화 디딤돌로
부산시, 미세먼지 고통 덜 체감대책 내놓을 때다
송문석 칼럼 [전체보기]
고양이가 쫓겨난 이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실업·빈곤 해소해야 저출산 추세 꺾인다
‘보편적’ 아동수당을 요구하는 이유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평창 그 너머로 가는 길
폐목강심(閉目降心)의 세월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