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이 칼럼] ‘혁신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文정부 소득주도 성장은 촛불 명령 따른 경제의 새 패러다임

시장 만능주의 벗어나 보편적 복지·공정 경쟁의 밑거름 기대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1-09 19:24:33
  •  |  본지 3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소득주도 성장’을 편협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수요 측면의 성장론으로 한정하려는 경향이 그것이다. 이들은 소득주도 성장을 정부 개입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하고 이것이 투자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진다는 케인스주의의 총수요 증대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공급 측면의 혁신 성장을 강조하던 신자유주의자들은 “소득은 성장의 결과이지 성장의 동력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한다.
   
이는 편협하고 왜곡된 이해에 기반을 둔 잘못된 비판이다. 총수요 증대 정책을 의미하는 수요 측면의 성장론은 소득주도 성장의 일부만을 설명할 뿐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본령은 소비수요의 단순한 증대를 넘어선 것으로 보편적·적극적 복지 체제와 공정한 경제 체제의 확립이다. 그리고 이는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확충으로 이어진다.

지난 20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는 거대한 민생 불안과 국민 불행을 초래했다. 결국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외침이 지난겨울의 촛불혁명으로 이어졌고, 그 힘으로 문재인정부가 탄생했다.

지금 촛불혁명을 일구어낸 이 땅의 주인들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킨 기존의 시장만능주의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포용적 복지국가 시대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시도하라는 게 국민의 뜻인 바, 그게 바로 소득주도 성장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거대한 정책 실험이라고 비판하면서 기존의 신자유주의 방식을 따르라고 요구한다. 그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에게 안전하다는 것인가?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3배나 증가했고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기존 방식으로 복지확충과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면 누가 익숙하고 안전한 길을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수출 대기업 중심의 양극화 성장 방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촛불시민들이 소득주도 성장을 지지하는 이유다.

먼저,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내용인 복지 체제의 확립부터 살펴보자. 보편적 복지는 국민 모두에게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으로 생애주기별로 양질의 보편적 안전망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높여준다. 적극적 복지는 개개인의 창의성과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적 자본을 확충하고 노동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또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는 협력과 신뢰에 기반을 둔 사람 중심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투자하는 보편적·적극적 복지 체제는 복지의 확충임과 동시에 ‘혁신 성장’의 중요한 기제가 된다.

다음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인 공정한 경제 체제의 확립을 살펴보자. 이것은 경제민주화와 노동 체제의 재편을 포함하는 개념인데, 세 가지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첫째는 재벌 대기업에 대한 투명성의 제고와 공공적 통제의 강화이고, 둘째는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간의 공정한 관계 구축과 상생 협력의 실천이고, 셋째는 노사관계의 민주화와 노동권의 강화를 통한 노동 친화적 성장이다.

요즘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재벌 개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 노동자간의 격차 해소,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이 모두 공정한 경제 체제의 확립에 기여하는 정책 수단들이다.

보편적·적극적 복지 체제와 공정한 경제 체제의 확립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은 ‘혁신 성장’의 동력을 창출한다. 여기서 혁신 성장은 창의성·다양성·유연성과 혁신적 중소기업을 강조하는 개념인데, 기존의 양극화 체제를 이끌어온 대기업 주도의 독과점적 시장질서와 지대추구 행태를 옹호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혁신 성장을 강조한 데 대해 경제 운용의 핸들을 꺾었다고 평가하면서 개념도 모호한 소득주도 성장보다는 혁신 성장에 주력하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소득주도 성장이 혁신 성장과 마찰을 일으킬 것이라며 기존의 규제 완화를 통한 혁신 성장만 옳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고착화와 양극화의 심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바, 지금이 거대한 전환을 이루어낼 골든타임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혁신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혁신의 내용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인데, 효율적으로 모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앞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선도적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선도적 혁신 성장은 실패의 확률이 높지만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수많은 도전자를 요구한다. 보편적·적극적 복지 체제와 공정한 경제 체제가 중요한 이유다.

학력이나 자금력이 아니라 비전과 아이디어에 몸을 던지는 진취적인 청년이 많아져야 한다. 장차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가운데 자금과 설비가 없는 보통 사람들이 혁신 창업을 통해 혁신 성장의 주역이 된다. 이런 상향식의 ‘혁신 성장’이 가능해지려면 창의성·다양성·유연성이 확보돼야 하고,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키우고 실패가 성공의 자산이 되도록 하는 보편적·적극적 사회안전망이 요구된다.

혁신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내용인 보편적·적극적 복지 체제와 공정한 경제 체제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혁신 성장의 성과는 소득주도 성장에 투입된다.

   
신자유주의 방식의 가짜가 아니라 진짜 ‘혁신 성장’을 이루려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패러다임 대전환의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촛불혁명이 가리키는 ‘포용적 복지국가’가 그것인데, 이를 위해 누진적 증세와 필요한 공적 규제를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제주대 교수·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