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는 스타트업을 꿈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한 창업가는 어느 날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벼락 성공한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매 순간의 경험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끊임없는 학습과 연구를 통해 정리하고 계획한 사람들이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 분석, 핵심 제공가치, 핵심 비즈니스 수익, 핵심 자원, 핵심 프로세스, 팀 구성 등 꼭 챙겨야 할 항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일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벤처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3년간 민간과 힘을 합하여 총 30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공유가치창출(CSV)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도 있다.
이 개념은 2011년 마이클 포터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 소개한 것이다. 여기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 혹은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존재하는 가치 사슬을 새롭게 규명하고 변혁해 전혀 새로운 공동 가치를 창출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의하면 모두 세 가지의 개념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첫째는 제품과 시장에 대한 개념을 재인식하는 것이다. 사회적 니즈를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해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도 아라빈드 안과 병원은 백내장 수술과정에 제조업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적용하여 의사들의 수술 효율성 및 생산성을 혁신하고, 기술혁신으로 인공 수정체 가격을 대폭 낮춰 수십만 명의 사람에게 밝은 세상을 선물했다. 둘째는 가치 사슬의 변혁으로서 기업의 생산성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야쿠르트를 배달하면서 홀몸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 보살피기, 미아 찾기 등의 역할도 수행하여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생산한다. 이 프로그램은 필자 기업도 지속적으로 동참하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이다. 셋째는 지역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업과 연구소 및 대학과 부품업체 등을 모이게 하여 산업별 지식과 부품, 인적 자원 등 필요한 자원의 공급 및 지원이 빠르고 쉽게 이루어지게 한다. 위의 목적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자의 기업을 예로 들어 창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우리 기업의 핵심 역량인 주택 공급에 접목한 ‘올집 부동산 종합서비스’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여 베타서비스 중에 있다. 올집은 ‘집의 모든 것’이라는 의미로 주거 생활 전반에 요구되는 청소, 이사, 세무, 중개 및 임대관리, 가사 · 육아 도우미, 세탁, 금융, 주거 전용 공유차량, 공동구매, 관리비 납부, 결제 등을 간단하고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IT기술을 접목한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플랫폼 이다. 또한 바로홈인임대(임대사업자의 단기 공실과 초단기주거를 원하는 수요를 매칭하는 플랫폼), 부동산 P2P 대출, 인공지능 공유주택 개발 및 도심재생 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협업하고 전문적·분업화된 네트워크 기업들이 본질적인 서비스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입주아파트 2곳에서 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 MVP)으로 청소, 이사, 등기 및 세무, 금융 컨설팅 등을 일괄 서비스 해본 결과 고객들과 네트워크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혁신 창업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 사회 니즈를 표준화시킴으로써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단 하나의 방도 소유하지 않은 세계 최대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 차량공유 우버는 이미 존재해 왔던 시장을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모델화시킨 것이다.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플랫폼 영역은 다양하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쉽게 변하지 않는 고객 가치 · 윤리 ·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스타트업에 성공하려면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다양한 사회 니즈 해결과 고객 가치를 비전에 담은 온라인 플랫폼 전략도 유망하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규제는 최대한 낮추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면 머지않아 보다 많은 유니콘 기업과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이 탄생할 것이다.
㈜경성리츠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