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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날씨예보의 세계화 /변희룡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1-06 19:11:09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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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회사들이 우리 동네 날씨를 매일 예보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에서 weatherhq.com으로 접속한 다음 검색창에 ‘Seoul’을 쳐넣으면 바로 확인된다. 아직 무료다. 그 덕분에 예보를 위해 뉴스 시간을 맞추거나 기상청 홈페이지를 찾아다니는 수고가 줄었다. 한 번 등록만 하면 매일 이메일로도 통보해 주니 언제 어디서나 즉각 열어 볼 수 있다. 이 외국산 예보들은 적중성마저 국산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다. 아주 정밀하게 적중시킨 경우도 있었다.

기상 수치모델은 어차피 전 지구 영역을 가능한 한 섬세하게 다루어야 제격인 계산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겐 지구 전역이 예보 가능지역이 되었다. 내친김에 지구 전역을 예보시장으로 넘보게 되었다. 굴뚝도 무역장벽도 없고 수요는 무진장한 산업이니 한 번 차지하기만 하면 영원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그래서 쟁탈전이 시작된 모양이다. 영국이 선두이다. Weatherhq 외에도 Yourweather Bbc Metoffice Accuweather Yr Meteofrance 등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의 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많으리라. 미국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시간당 예보는 발표하지 않는다.

이 예보 전쟁은 지구온난화와 제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에서도 10년 내로 문제가 될 것이다. 원숭이 꽃신을 신은 국민들이 외국산 예보만 찾게될 우려가 있다. 그리되면 국산예보는 설자리가 없어진다. 특히 태풍 접근이나 가뭄 발생 등 자연재해에 직면할 때는 심각해진다. 정부는 외국산 예보를 중계나 하고, 국가의 재해대비 정책을 외국회사가 농단하게 될 것이다. 최상의 대응은 경쟁에 동참하여 차지하는 것이다. 성공하면 차세대 국민의 양식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아직 이러한 국제 추세를 외면한다. 국내예보에만 주력하면서 예보 발표에 관한 대국민규제는 오히려 강화해 왔다. 장래가 걱정되어 돌파구를 찾아보았다.

관측과 분석기술의 향상만이 예보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예보 평가기술의 발전으로도 예보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데, 이 사실은 아직까지 주목받지 못하여 용어조차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Accuracy란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를 단순히 ‘정확도’로만 번역하면, 관측 정확도, 예보 정확도, 예보 발표문의 문장 정확도 등으로 또 수식어를 붙여야 과학적 구분이 된다. 그냥 적중성이라 번역하면 예보에 대한 평가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적중률 적중도 등과도 구별되어 좋다.

예보는 주로 발생 여부와 적중오차로 평가한다. 발생 여부에 대한 평가는 적중률과 적중도란 용어로 계량화된다. 적중오차는 관측치와의 시간적, 공간적, 그리고 양적 차이를 의미한다. 평가 대상은 기온, 습도, 풍속, 풍향, 강수량, 강설량, 운량, 운고, 시정, 파고, 수온 등에 대한 각각의 시간별 예측치들이다. 이것들을 다시 1시간 전, 6·12 ·24·36·48시간 전, 그리고 3·7·10일 전 그리고 1·3개월 전에 발표한 예보로 분리하여 계산하면 된다. 그 외에 강수, 강설, 뇌전, 안개, 우박, 서리, 강풍, 난류, 폭염, 폭서, 파고, 해일, 어는 비 등은 발생 여부로 평가하고, 이들의 시작과 종료시각, 극값과 그 발생 강도 등은 각 예보의 시차별로 평가 대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보를 수정하는 것도 평가대상이다. 대충 하루에 5000여 개 적중오차를 평가하여 표준화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을 가중치를 넣어 합산한 다음 한 개의 지수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 압축성 기체의 4차원적 변화를 4차원 공간으로 추적하면서 평가하는 일이니 새로운 용어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개발하면 그만큼 세계 표준이 될 가능성도 크고 미리 적응하는 장점도 있으니 빨리 개발할수록 유리하다. 이 유리함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 보면 승산이 있다. 풍백, 우사, 운사가 주도한 단군왕검의 건국 신화는 이 예보전쟁에서 승리하라는 계시로도 풀린다. 기상청은 이미 청 외에 예보평가기관을 두기로 대국민공약을 한 바 있으니 기대해 본다.

부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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