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즈산맥은 중앙아시아에서 서쪽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 만년설로 덮인 엘부르스 카즈벡산 등이 있는 러시아와 이란 사이 지형을 말한다. 거기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가 있고 영적으로 인간이 불의 문명을 일으켰던 곳이기도 하다. 한때 세계 최고의 산유 지역이었던 아제르바이잔 바쿠는 기원전 1000년 땅에서 나온 천연가스 불을 영원(永遠·immortality)의 회귀로 보고 신성시했던 자라투스트라 아베스타 경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無)에서 유(有)가 창출되는 과정은 원자에서 전자와 빛이, 발전기에서 전기와 빛이, 우주에서 항성(恒星)과 빛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 전자를 잃은 원자는 전자를 받아들이면서 빛을 발산하고, 전기를 내보낸 발전기는 양극이 되어 다시 전자를 끌어당겨 빛을 발산한다.

우주는 빅뱅(Big Bang)으로 팽창하면서 빛을 발산하고 블랙홀(Black Hole)로 항성이 흡수되면서 빛을 발산한다. 이렇게 질량이 방출되면서 핵분열과 질량이 흡수되고 핵융합이 일어나 빛을 발산하게 된다. 빛과 질량의 차이는, 초속 30만 ㎞ 속도로 움직이면 빛이고 속도를 잃고 정체되면 질량이다. 빛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므로 육안으로 볼 수 없다. 그 빛이 속도를 잃고 정체하면 육안으로 볼 수가 있는데 그것이 질량이다. 질량이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면 그건 빛이다. 불은 빛에 가까운 질량이고 물은 질량에 가까운 질량이다.

인간이나 자연은 불과 물의 중간이지만 인간은 태극(太極)처럼 물이 올라가고 불이 내려오는 형상이나, 자연은 불이 올라가고 물이 내려가는 형상이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삼라만상의 원천이 빛이라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찾는 존재의 고향이 빛인 것이다. 빛에서 나온 인간이 빛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길이 불이다. 그래서 인간이 불을 다스리는 것은 영원 회귀라 볼 수 있고 화장하는 풍습도 빛으로 귀환하는 고향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종교(宗敎)란 으뜸 되는 가르침이요, 으뜸 되는 배움이고, 깨우침의 으뜸 되는 방편을 말한다. 전 세계 고대 신화에는 태양절이 있고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 인간의 종지(宗旨)로 선택되었다. 신라시대 동지(冬至)를 태양절로 하였고, 동로마제국 역시 동지 사흘 뒤인 12월 25일을 태양절로 하였다. 일본의 일장기도 태양이 그려져 있고 남미 페루 쿠스코 마추픽추 역시 태양신을 모셨던 흔적이 남아 있다. 불의 문명이 시작되면서 눈으로 볼 수 없는 빛의 존재는 점차 희미해지고 약화되면서, 500년을 주기로 빛으로 환원하려는 몸부림이 계속되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기원전 1000년 자라투스트라는 빛과 불을 영원 회귀, 이후 500년 싯다르타는 빛과 불을 탄생과 적멸, 이후 500년 그리스도는 하느님이 빛을 있게 하였다고, 이후 500년 이슬람은 창조주 알라가, 이후 500년 십자군 원정은 가톨릭 기독교를 나누고, 이후 500년 르네상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점차 불의 문명이 인간의 영혼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후 500년 니체(1844~1900)는 ‘신(God)은 죽었다’고 하였다. 근간의 위정자들은 ‘세상에 종교가 너무 많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종교란 인류의 수만큼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빛의 근본을 알고 불을 다스려야 한다는 현 민주사회에 가장 적합한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현 사회 불로 이루어진 문명의 이기에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 영혼의 각성(覺醒)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양산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