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련 부처가 낙동강 하굿둑 개방에 합의한 것은 모처럼 이뤄진 진전이다. 더군다나 국토부, 농림부, 해수부는 물론 부산, 경남, 울산의 실무책임자들이 협의회에 참석한 것은 중앙과 지방의 협치라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정부는 이번 협의회에서 큰 틀의 하굿둑 개방에 합의하고 오는 10월께부터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15개 수문 중 일부를 개방해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의 복원 여부와 염분 피해 정도를 측정할 예정이다.

용역 실시에 있어 유념할 것은 하굿둑 개방 목적이 낙동강 생태계 회복과 수질 개선에 있다는 점이다. 그 바탕 위에 염분 피해가 우려될 경우 따로 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는 말이다. 낙동강 고수부지가 이미 정리된 데다 김해평야의 논 밭 등 경지 면적도 40년 전에 비해 무려 70% 이상 감소했다. 서부산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강서 지역의 농지 감소폭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다 과감하게 수문을 상시 개방할 필요가 있다.

대저~녹산 서낙동강 수문 개방도 함께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본래 낙동강 본류였던 서낙동강은 수문 개방을 하지 않아 호수처럼 고인 물이 돼 오염이 심각하다. 이왕 하굿둑 개방으로 통수를 할 요량이면 서낙동강도 개방해 생태계 회복을 기하는 게 순리라고 판단된다. 물의 도시인 에코델타시티가 한창 건설 중이니 맥도강과 평강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도 통수는 필수적이다. 다만, 주변에 농지가 많은 걸 고려해 썰물 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무엇보다도 용역에 3년이 걸린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3년간 지켜보다 그때서야 수문 개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다. 대통령 공약 사항인 만큼 예산을 대폭 확대해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염분 측정기를 낙동강 곳곳에 설치하고 숫자를 늘려가며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빠른 시일 내에 염분의 도달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른 적정 수문 개방 개수를 파악한다면 수문 개방의 효과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