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소, 다 왔소, 내리소, 돌아가소…. 낙동강 생태탐방선 운영이 지금이래요. 해설도 체험도 없는데 낙동강에서 어떻게 감동을 얻어갑니까."(주기재 부산대 교수) "부산시가 TF를 꾸려 생태관광 시범사업이라도 당장 해야 합니다."(에코투어 거위의 꿈 이준경 대표)

지난달 2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생태관광 모색 토론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낙동강 하구 생태관광 사업이 '소걸음'이라고 비판했다.

20년 뒤 생태관광이 활성화된 모습을 떠올려보자. 낙동강은 연간 6만 명이 다녀가는 캐나다 알락센(Alaksen) 람사르 습지나 기수역 복원으로 유명한 영국 서퍽 해안보다 더 유명한 명소가 됐을 것이다. 350만 인구가 모인 대도시에 철새가 찾고 국제공항이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부산이 유일해서다.

이미 낙동강하구는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둔치도 30만 평에 농경문화민속촌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기수담수화 클러스터도 추진 중이다. 낙동강 기반의 '세계 최고 물의 도시'가 건립되고 생태관광까지 기지개를 켠다면. 벅차오르는 미래 부산의 모습이다.

문제는 수질이다. 생태관광이나 각종 시설 건립을 여기에 하려는 것은 강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물이 오염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 매년 낙동강 수역에서는 녹조가 창궐한다. 4대강 사업 이후 사계절 내내 수질은 공업용수 수준을 면치 못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1일 보 수문을 열었다. 수질 개선이 목적이다. 그러나 환경연합이 홍수통제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찔끔개방' 탓에 효과가 없었다. 16개 보 중에 수문을 개방한 6개 보의 평균유속은 5월 0.031㎧에서 개방시기(6월 1~3일) 0.058㎧로 소폭 빨라졌다. 그러나 4~18일은 0.038㎧였다. 보 개방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유속은 강 수질의 중요 요인이다. 녹조 인자는 유속과 영양염소(질소와 인) 유입, 수량이다. 수량과 영양염소 유입 등은 4대강 사업 전보다 상황이 더 좋아졌다. 녹조가 유속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실제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 이전 6개 보의 평균 유속이 0.428㎧이었는데, 이후 0.054㎧로 유속이 10분의 1수준으로 느려졌다고 밝혔다.

4대강을 재자연화하는 것 외에 낙동강을 되살리는 길은 없다. 인위적으로 수위를 조정할 것이 아니라 보를 전면개방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하굿둑 수문도 열어야 한다. 더 기다릴 겨를이 없다. 부산시와 정치권은 정부부처에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 낙동강을 살리는 것만이 부산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회1부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