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문재인표 인사 유감 /변영상

청문보고 미채택 후보 임명 강행, 협치 붕괴

공직 배제 5원칙 훼손…정치 부담 각오해야

  • 대기자 bys@kookje.co.kr
  •  |   입력 : 2017-06-15 19:46:15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보고 싶지 않은 흑역사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 야당이 비토한 '3K' 중 한 사람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권으로 전격 임명한 것은 뜻밖이다. 국회 표결 대상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은 그렇다 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이러면 선거 때부터 요란하게 외치던 협치와 통합을 정권 출범 한 달 남짓 만에 외면하고 마이웨이를 택하는 셈이다.

인사 검증을 대충하고 하루빨리 장관들을 배치해 국정 공백 장기화를 끝냈으면 하는 게 많은 국민의 생각이기도 하다. 헌정 사상 첫 보궐 대선으로 탄생한 정권의 특수성도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첫 단추가 이런 식으로 끼워지는 건 우려스럽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미채택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이 해 온 일이긴 하다. 국정 파트너인 국회를 무시하는 일방통행식 인사 또한 청산할 적폐 아닌가. 그래서 이 정부에선 적어도 사라지리라 여겼는데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절실하게 요구했듯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의 원만한 처리는 화급한 현안이다. 새로운 정부조직개편안도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임명 강행'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오롯이 대통령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지름길 같아도 그게 가시밭길이 될 수 있는 게 세상 이치 아닌가. 신중하고 장고할 필요가 있어 보였는데 인사에서 밀리면 개혁동력을 상실한다는 판단이 앞섰던 모양이다. 야권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시작했으니 앞으로가 걱정이다. '위장 협치 쇼'라는 격한 말까지 나오며 정권 초반부터 여야 대치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높은 국정지지율 때문에 국민 눈높이서 검증을 통과했다고 한 것인가. 국민만 믿고 간다고 했지만 국민 눈에는 오만한 태도로 비칠 수도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문재인 정권의 트레이드마크라고 생각한다. 적폐청산도 그 범주다. 그렇기에 고위공직자 인선 배제 5대 원칙은 뚜껑을 열기 전만 해도 확고하게 적용될 것으로 여겨졌다. 탈세·투기·위장전입·논문표절·병역면탈 비리자는 쓰지 않겠다는 원칙의 실현은 문재인 정부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장전입, 논문표절, 다운계약, 부인 취업 특혜 등 의혹을 받은 인사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스스로 약속을 깨버렸다. 이러려면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지나 말든지. 이제 와서 이상과 현실 적용은 다르다는 식의 입장을 보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5대 원칙은 결국 포퓰리즘이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인사검증 기준에 5대 원칙+음주운전, 성추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은 또 뭔 말인가. 방향은 맞지만 앞뒤 안 맞는 소리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흠집내기식 국회 인사 청문회가 폭넓은 인사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했다.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도 없지 않지만 지금 여당이 야당 시절을 생각하면 감수해야 할 일이다. 5대 원칙을 지키라는 공격을 국정 발목잡기로만 치부해선 곤란하다. 한번 보자. 내놓은 장관급 후보자마다 문제점을 일일이 거론하기 민망하다. 일부는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지만 멀쩡한 인재가 없다고 할 정도로 '흠결 요지경' 아닌가. 이런 인사를 해 놓고 야당이 딴죽건다고 비난만 하긴 어렵다.

거듭 강조하지만 통합은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달렸다. 모든 걸 다 거머쥐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협치는 이뤄질 수 없다. 큰 맥락에서 양보할 건 해야지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지금 정국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인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엄청나게 중요하고 긴요해 보이지만 5년 전체를 생각하면 별 일이 아닐수도 있다. 야당과의 타협과 절충이 필요하고 그리 어렵지도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 인사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독주식 장관급 인사를 계속한다면 부메랑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정치적 좌절은 독불·코드·편향 등 인사 패착에서 비롯됐다. 이 정부도 인사 출발은 참신한 느낌을 줬으나 전체 그림을 놓고선 벌써부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장관급 17명 중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노무현 정부 또는 대선 캠프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친문·보은 인사에 치우치는 바람에 빠짐없이 흠결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백락상마(伯樂相馬)라고 뛰어난 안목으로 천하의 명마를 고르듯 문 대통령도 그러리라 보지만 평가는 냉혹하다. 구멍 하나가 둑을 무너지게 하는 법이다.

문 대통령의 협상과 대화 능력을 높이 사는 사람이 적잖다. 지난 대선 때 타임지도 당시 문 후보를 표지모델로 내세우며 이점을 조명한 바 있다. 독선으로 비치는 인사 처리는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청와대는 천금같은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했지만 조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대기자 by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국가전산망 먹통' 국정자원 화재로 소실된 데이터 완전복구 안돼"
  7. 7부산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 부산·울산서 '공짜 질서는 끝났다' 북콘서트 개최
  8. 8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