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총량 관리제가 곧 부산, 울산에 시행된다는 소식이다. 대기오염 총량제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의 배출 허용량을 사업장별로 할당해 규제하는 제도다. 2008년부터 수도권에서 시행돼 대기 오염 물질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대상지를 부산·울산과 전남 여수·광양·순천 권역으로 확대하는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요즘 들어서의 미세먼지 피해를 감안하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공기 중에 배출되면 미세먼지가 되어 대기를 오염시킨다. 부산지역만 2400개에 달하는 대상 사업장이 이런 물질을 배출하고 있으니 대기 오염이 심화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부산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중국과 인접한 서울, 인천보다 높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3배에 가깝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수도권에서 제도가 시행된 지 이미 9년이 지나도록 부산시는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기오염 총량관리제가 시행되면 지역 기업체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배출 허용량을 넘길 경우 질소산화물은 ㎏당 2900원, 황산화물은 ㎏당 4200원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긴 한데 갈수록 심화되는 미세먼지의 폐해를 생각하면 이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2년 전 시행된 탄소배출권거래제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t당 1만 원에서 시작한 탄소배출권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환경은 이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셈이다.

부산시는 차제에 대기오염에 대처하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시민들의 삶의 질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도시 경쟁력은 환경 요인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맑은 물, 맑은 공기는 삶의 조건일 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산업의 존립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195개국이 참여하는 탄소거래제만 해도 불과 4년 뒤면 의무화된다. 이미 유럽뿐 아니라 일본, 중국조차 탄소거래제, 기후채권을 산업화하고 있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