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치료 가능 사망률(조기 검진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았으면 피할 수 있는 죽음)'이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자료를 보면 2014년을 기준으로 할 때 부산의 치료 가능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54.1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46.5명)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나라 2대 도시라고 자부하는 부산의 의료 수준이 이 정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부산이 좀처럼 치료 가능 사망률 전국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100.4명에서 2010년 75.3명으로 줄어드는 등 사망률 감소 추세가 가파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이웃 지자체인 울산만 해도 2005년 91.1명(전국 4위)이던 치료 가능 사망률이 2014년에는 44.5명(13위)으로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치를 기록했다. 인구가 부산과 비슷한 경남은 50.5명이었다.

이처럼 부산의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최고인 이유는 우선 타 지역보다 5대암 발생률이 크게 높음에도 해당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부산의 암 관련 의료서비스 점수는 26.5점으로 16개 시·도 중 최하위였다. 경기도(79.4점) 서울(76.5점) 등과 비교가 안 된다. 이러니 부산의 환자가 지역 의료기관을 신뢰 못 해 타지로 가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본인이 원할 때 병원을 찾는 '의료접근도'가 떨어지는 점도 부산의 치료 가능 사망률을 높인 원인으로 여겨진다.

부산시와 지역 의료기관들은 부산의 이런 현실에 대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지역의 의료시스템 질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따라서 의료서비스 수준이 떨어진다면 원인을 파악해 이를 끌어올려야 하고 의료접근도를 높이는 방안도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미비한 의료시스템 때문에 죽게 만든다면 이보다 안타까운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