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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고기와 흰쌀은 죄가 없다 /김태년

뱃살 없는 날씬한 체형 소망, 다양한 다이어트에 매달려 필수영양소 섭취제한은 잘못

감량한 체중 장기간 유지 균형잡힌 식단이 최고 효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1-08 19:03:5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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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 소망을 묻는 각종 국내 여론조사에서 1위는 '건강'이었고, 건강과 관련된 다이어트와 운동이 5위권 내에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비만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비만과 관련한 만성 대사성 질환 또한 늘고 있다. 현대 사회는 뱃살 없는 날씬한 체형을 사람들에게 요구한다. 결국, 소망 순위는 현재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기원전 2만5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그림 속 미인들의 공통점은 풍만한 가슴과 배, 엉덩이를 보여준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비만으로 보이지만, 당시에는 영양이 결핍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숭배한 것처럼 보인다.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마른 몸매가 선호되고, 최근 평균 체형과 선호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마른 체형을 선호한다고 발표하였다. 건강과 아름다운 몸매가 늘 같이할 수 없듯이 건강식과 체중감소를 목적으로 하는 다이어트 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체중감소에 효과적인 다이어트라도 누군가의 건강에는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항상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세간의 열망을 반영하듯 방송에서는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중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최근 유행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간헐적 단식' '원푸드 다이어트'가 새로운 다이어트 유형으로 등장하여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은 과연 얼마나 지속할지 지켜볼 일이다. 그렇다면, 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지방의 누명'이라는 이름으로 재조명받는 걸까.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고지방식은 심장질환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고 고단백·고지방 식품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필수적인 세 가지 영양소 중에서 지탄의 대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탄수화물이 이제는 집중 공격을 받는 양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축적된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살을 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필수영양소 중의 한 가지를 적으로 만들어서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에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의 2015-2020 미국 식사 지침 권고안도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 사이에 뚜렷한 연관이 없음을 언급하면서 기존의 콜레스테롤 섭취량 제한지침을 없앴다. 하지만 포화지방에 대해서는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의 8%가 돼야 한다고 권고해, 현행 10% 지침에 비해 강화된 입장을 보였고 그동안 관대했던 설탕과 같은 첨가당에 대해서는 하루 200㎈로 제한한 권고를 처음으로 추가하였다. 건강식은 특정 영양소를 극도로 제한하지도 않거니와 심지어 설탕도 허용범위에서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음식을 충분한 영양과 적절한 열량을 고려하여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요즈음도 진료실에서 뱃살과 힘겨운 씨름을 하는 분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고기도 먹지 않고 현미밥만 먹는데도 왜 살이 찌느냐"는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해 필자는 '고기와 흰쌀은 죄가 없다'는 말로 대신 답을 하곤 한다. 한식을 고탄수화물, 저단백질 다이어트라고 오해하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균형 잡힌 식단을 짜서 고루 섭취한다면 한식 또한 무죄이다. 아이들에게 편식하지 말라고 잔소리할 것이 아니라 과연 우리는 얼마나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겠다.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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