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에 나타나는 운기를 예측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얼굴의 탄력이다. 얼굴에 탄력을 주기 위해서는 많이 웃어야 한다. 강의시간에 한 학생이 질문을 해왔다. "국정 농단의 핵심인 최순실은 얼굴에 탄력이 좋은데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요?"

'과유불급', 지나치면 모자람과 같다. 풍선도 적당히 바람을 넣어야 둥실둥실 하늘을 떠다니며 제 역할을 잘 해내게 되는데 그 바람이 지나치게 들어가면 터져버린다. 얼굴도 적당한 탄력이 있을 때 좋은 운기가 들어오는 것이지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최순실과 그 딸, 조카 모두 얼굴을 보면 탄력이 넘쳐 광대와 뺨의 경계가 없어진 빵빵하고 넓적한 얼굴이다. 균형과 조화를 갖춘 보기 좋은 얼굴이라기보다는 지나쳐서 부담스럽다. 젊은 시절 그녀의 얼굴을 보면 살집이 적당히 붙어 인상이 그런대로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욕심에 성형이 더해져 결론적으로 터질 듯 둥그런 얼굴이 된 것이다.

그녀와 함께 연루된 A 전 수석은 필자가 교수 시절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학자답게 선한 인상이었다. 권력을 가지면서 선비인상이 바뀌었다. W 전 수석의 얼굴도 예전보다 더욱 빵빵해져 있었다. 미소로 유명한 명화 '모나리자'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나리자의 입꼬리를 내려 그렸을 때 생기는 변화를 실험한 방송을 본 적 있다. 재미있는 것은 눈은 바꾸어 그리지도 않았는데, 입꼬리 모양에 따라 눈빛이 변한 것이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와 어울린 그윽한 눈빛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변했다. 그 수석도 얼굴에 욕심이 있기 때문에 작은 눈길 하나도 노려보는 것으로 느껴져 언론의 집중 화살을 받았다. 최순실의 측근 중에 얼굴에 살이 없는데도 과욕을 부린 사람들이 있다. 살이 없는 얼굴은 대개 코가 뾰족하고 날렵하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기질에 맞는 일을 만났을 때는 속도를 내게 된다. 적당한 데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그 속도가 좋은 방향으로 갔다면 좋았을 터인데 방향을 잘못 잡아 돌이킬 수 없는 낭떠러지까지 가버린 것이다.

얼굴은 마음의 방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모양새가 달라진다. '백범일지'에 보면 인상에 관한 유명한 사례가 있다. 공부로 입신양명을 꿈꾸던 김구 선생은 과거장의 폐해에 실망, 관상이나 풍수 공부로 잘사는 길을 찾기로 했다. 마의상서를 공부하면서 그는 자신의 상을 면밀히 관찰하였다. 그런데 어느 한 군데도 귀격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크게 실망하여 비관하던 김구 선생은 상서에서 이 구절을 만난다. '상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김구 선생은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 병서를 읽으면서 장수에게 필요한 훌륭한 재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올바른 마음과 정신관리, 행동과 실천을 통해 김구 선생은 우리 역사에 남는 위인이 되어 세세대대로 존경을 받게 되었다.

한 지인이 딸이 데려온 사윗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결혼을 반대하고 있었다. '얼굴이 너무 못생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필자는 먼저 그의 성품을 물어보았다. 딸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에게 잘 맞추어줄 줄 아는 성격이라고 했다. 주변 사람의 평판도 아주 좋은 편이었다. 필자가 보기엔 그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한다면 지금 30대인 그 사윗감은 10년 후 중년의 품격을 갖춘 멋진 인상으로 변할 것이다.

얼굴은 마음 씀씀이에 따라 달라진다. 호감 비호감의 기준은 미추(美醜)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에 달려 있다. 아무리 절세미인이라 할지라도 마음 모습에 따라 추하게 혹은 곱게 늙어 간다. '절대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K 비서실장의 얼굴을 보면 현저히 탄력이 떨어져 보인다. 그는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곱게 늙을 줄 아는 지혜를 갖춘 사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글을 읽고 나서 많은 독자가 내 인상은 어떤지 거울을 들여다본다고 한다. '얼굴에 탄력이 없네, 여기저기는 왜 이렇게 못생겼지?' 하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형에서 답을 찾으면 안 된다는 것은 우리가 최순실과 그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충분히 배웠다. 답은 바로 마음에 있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다 보면 자신의 얼굴에도 행복이 그려진다. 전설적 코미디언 구봉서 씨가 이런 말을 남겼다. "남을 웃기려면 자신이 더 많이 웃어야 한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남을 웃게 하는 사람은 자신이 1.5배 더 웃는다고 한다.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은 자신이 1.5배 더 행복해진다.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