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40여 척의 중국 어선이 소청도 남서쪽의 특정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이었다. 이를 단속하던 와중에 해경의 고속단정(4.5t)이 이들 어선의 의도적 추돌로 침몰하는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며칠 후 한국 정부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향후 '불법 중국어선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하고, 정당한 법 집행에 폭력을 동원해 저항하는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M60기관총, 함포 등 공용화기 사용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일에는 소청도 해역에서 한국 해경이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다른 어선 30척이 나포 어선을 탈취하기 위해 집단으로 저항하자 해당 어선들에 대해 공용화기인 기관총을 실제 사용하여 저항을 물리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중국어민들의 신체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과격수단을 사용하는데 반대하며, 중국어민들의 불법 조업이 한국 해경 등 공권력 기관에 의한 공용화기 사용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표시하였다.
또한 중국은 한중어업문제는 오래된 현안으로써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서, 한국이 법 집행 과정에서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여 중국 어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확보해 주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중국의 언론은 물론,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일반 중국인들도 전후 사정을 거두절미하고 한국이 마치 폭력적으로 중국 어민들을 대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 정부는 공용화기 사용을 포함한 우리 해경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중국 측의 문제 제기를 적반하장격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공용화기 사용과 같은 강력한 공권력 행사는 우리 측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조직적, 폭력적이고 고의적인 중국 어민의 도전 행위에 그 원인이 있음을 강조하고, 중국 정부가 우선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그리고 폭력 저항 근절을 위한 실효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가을철 성어기에는 군산·태안·평택 연안까지 침범하여 조업하고 있으며, 심지어 영해를 침범하거나 정전협정상 UNC(유엔사) 관할 중립지대인 한강 입구까지 들어와 조업한다. 또한 이들은 NLL(북방한계선) 남쪽에 있는 서해 5도 연안서 조업하면서 한국 해경이 단속하면 NLL 북쪽으로 도주하곤 하였다.
2015년 한국 해경은 568척에 달하는 중국의 불법 어선을 나포했는데 이는 2014년의 341척에 비하면 대폭 증가한 것으로서 적어도 지난 5년간 통계를 볼 때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 중 영해나 NLL 침범으로 인해 나포된 중국어선은 근년에 들어 줄어들어 2015년에는 각각 11척과 25척이었지만, 올해 5월까지의 통계로만 보아도 이미 각각 13척과 20척에 달해 이 역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국 해경에서는 불법조업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어민교육과 지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도 계속해야 하지만, 공용화기 사용 등 강력 대응 방침이 실질적으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이로 인해 해경과 중국 선원의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서해5도에 출몰하는 불법 중국어선 수가 작년 10월에는 하루 평균 230척에 달했지만, 해경의 공용화기 사용 경고가 있었던 지난 10월에는 123척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영해와 NLL 특정 금지구역을 침범하거나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불법적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고, 우리 해경의 생명이나 선박이 위협을 받을 때 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느 국가나 하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한중관계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소위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국내 정국이 매우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이로 인해 혹시라도 공권력 집행기관의 안이한 자세로 바다에서의 우리 국익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기대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있었던 지난 12일에, 해경이 NLL 특정 금지구역을 침범하고 경고를 무시한 중국어선 30척을 새로운 무기사용 매뉴얼에 따라 공용화기를 사용하여 퇴거시킨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동서대 석좌교수·중국연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