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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거울을 보라…마음이, 인생이 보인다 /주선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0-16 18:42:4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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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의 일이다. 식당 옆자리에서 "우리 이 마음 죽을 때까지 변치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며 '쨍'하고 건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이 필자의 마음속에서는 '곧 변하겠군'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말로 변치 않을 믿음이 있다면 굳이 다짐할 필요가 없다. 다짐은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을 때 하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 그 말을 했던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관골과 입 주변의 색이 어디서 한 대 맞아 멍든 것처럼 시퍼렇게 보였다. 흔히 그런 찰색이 돌면 재운이나 건강운이 좋지 않다고 본다.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여 오장육부가 상할 정도가 되었다는 뜻이다. 필자의 제자 중에도 얼굴에 흑색이 돌아 '깨죽'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가 있었다. 가족들과 불화가 심했던 그녀는 만날 때마다 그들 흉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맑은 얼굴색을 갖고 싶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깨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배우자와 헤어지고 난 다음에 보니 그 어두운 색이 신기하게도 사라지고 없었다. 마음을 어지럽히고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지니 얼굴도 깨끗해진 것이다.

앞서 소개한 두 여인은 관골이 발달하고 턱이 넓적하여 뼈가 살보다 왕성하다. 주변 사람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 기가 강한데, 분노가 상대를 향하면서 동시에 자신까지 가격하여 얼굴색이 시퍼렇게 된 것이리라. 옆자리에 앉은 그녀를 보며 '저 분이 조용하게 지나가면 다행이겠다. 주변 사람들이 신경 쓸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하는 편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다음 날 식당에서 보니 '변치 말자'던 두 사람이 뚝 떨어져 앉아있었고 그 거리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녀의 얼굴은 첫날보다 더 짙은 검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보다 선배로 보이는 여인과 동행이었다. 선배는 얼굴이 동글동글하고 뺨이 통통하면서 얼굴색이 맑아 한결 유순해 보였다. 먼저 여행을 가자 제안한 후배와 여행을 오게 되었는데 나이도 어린데도 무슨 일이든 윗사람처럼 지시하고 가르치려 드는 바람에 밤사이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게 된 것 같았다. 어제 저녁 요란하게 변치 말자 했던 그녀는 잘 알지도 못하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굳이 '나랑 친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둘 사이를 부정하였다. 하지만 얼굴처럼 성격이 원만한 선배는 자신의 감정을 잘 어루만질 줄 알아서인지 얼굴색이 그런대로 좋았다. 턱이 넓고 각이 진 얼굴형을 가진 사람은 지구력은 물론 앞장서는 지도력도 강한 사람이다. 단 찰색이 좋을 때 그 지구력과 지도력이 발휘된다. 만약 찰색이 나쁘다면 그 힘이 반작용을 일으켜 자기 자신을 때리게 된다.

잘 아는 어느 유명인사 중에 관골도 잘 생기고 턱도 튼실하게 넓적하며 찰색도 괜찮은 여성이 있다. 능력도 출중하고 통도 큰 여걸형이지만 사람이 많이 따르지 않아 보였다. 누구든 모두 자신 위주로 맞추어주길 바라는 그녀의 강한 성격이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동으로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녀와 함께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곁을 떠나고 있었다. 그 이유를 얼굴에서 찾아보니, 입 양 옆에 불룩하게 도드라진 살집이 문제였다. 인상학에서는 그 살을 심술살로 본다. 뚱하게 심술 맞은 표정을 오래 짓다 보니 그 부분에 살이 붙은 것이다. 고위공직자든 CEO든 높은 자리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를 받쳐주는 사람들이 만든다. 심술부리는 보스를 가까이하려는 부하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권력이나 재물의 힘으로 사람을 잡아두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얼굴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모든 파트가 제 역할을 잘하면서 조화를 이루어야 가장 아름다운 교향곡이 연주되는 것처럼 얼굴도 각 부분이 어울려 부드러운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운 상이 되고 행운을 부르는 상이 된다. 관골과 턱이 발달한 좋은 인물이라 할지라도 어느 부분에 불필요한 살이 붙거나 흠이 생기고 얼굴색이 어두워진다면 균형과 조화가 깨진 흉한 상에 다름 아니다. 이는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내 탓'으로, 자신의 마음관리를 잘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좋은 상으로 스스로를 가꾸어나가고 싶다면 자주 거울을 들여다볼 일이다. 단순히 외모만 살필 게 아니라 어디에 흠이 생기지 않았는지, 색은 괜찮은지, 눈은 흔들리지 않는지 등등 얼굴에 드러난 상태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 얼굴에서 뭔가를 발견했다면 이번에는 그 원인이 되는 마음까지 비추어보고, 더 나아가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꾸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거기까지 해내는 통찰과 지혜를 갖출 때 그는 주변을 밝히고 스스로도 빛을 내는 사람이 된다.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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