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친구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주 방문하고 많이 머무르는 장소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라고 한다. SNS는 여러 사회계층 간의 다양한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소통에서 지인을 비롯한 누군가에게 본인이 완벽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자료를 SNS를 통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등록된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과장된 사진과 내용이 많다고 한다. 그동안 과장된 내용을 올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이런 내용 때문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거기에 쏟아부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것들과 맞물려 최근 '오리 신드롬(Duck syndrome)', 혼밥(혼자 밥 먹는 것)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사회적 용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오리 신드롬은 미국의 인터넷신문인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에서 처음 언급되었다고 한다. 이는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그 모습을 주위에 감추려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겉으로는 우아한 모습으로 물을 미끄러지듯이 헤엄치지만 물밑에서는 엄청나게 다리를 움직이는 오리에 빗대어 말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걱정과 노력, 감정을 숨기고 완벽하게 보이려는 모습만을 SNS에 올리는 요즘 친구들의 이면을 지적하는 용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 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칠정(七情)이라는 것이 있다. 기쁨(喜), 분노(怒), 우울함(憂), 깊은 생각(思), 슬픔(悲), 두려움(恐), 놀람(驚)의 일곱 가지 인간 고유 감정을 뜻한다. 이것들이 본인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지나치게 표출되거나 억눌리게 되면 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감정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표현에 서툴다. 이는 유교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장유유서(長幼有序), 부자유친(父子有親), 부부유별(夫婦有別) 등의 가르침을 통해서 서열을 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어른들의 가르침에 순종적인 것이 최고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모든 관계에서 수직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는 무조건적인 서열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참된 구별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따른 가치관의 다름에 대한 구별, 아버지와 아들 간의 있을 수밖에 없는 생각의 차이에 대한 구별, 남자와 여자 간 성별로 인한 생각·행동의 차이에 대한 구별을 말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복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장유, 부자, 부부는 서로 존중의 대상이지 복종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젊은이와 나이 든 사람, 상사와 평직원,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사이에 서로 서열의 문화가 아닌 다름을 구별하는 솔직한 문화가 더욱더 자리 잡는다면 감정의 진폭도 줄어 스트레스가 적게 쌓일 것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자기만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질병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화가 나면 적당하게 화를 표현하고, 싫으면 싫다고 나타내고, 안 되면 잘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필요한 것 같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나약하기 때문에 강하다고 생각하고 생활하는 과정에 괴리가 생긴다. 이로 인한 정신적인 피로감이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질병을 발생시키지 않을까 생각된다.
공자가 말씀하기를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고 했다. 나를 너무 과하게 표현하려고 에너지를 너무 헛되이 쓰지 말라는 뜻이다.
또 공자는 "앎이란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고 지혜에 관해 말했다. 솔직함이 지혜롭게 생활하는 것이고 이 세상을 누구보다도 잘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생각된다.
동의대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