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다시 '검사스럽다'를 생각한다 /김찬석

홍만표 진경준 우병우, 검찰권력 사유화 전형

도덕·청렴성 어디가고 특권의식만 남았는가…검사선서 되새겨보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언젠가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다. 검사 친구에게 개인적 용무가 있어 사무실로 찾아갔더니 검사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야! 검찰청에 들어오면서 너처럼 당당한 사람은 처음 본다."

그렇다. 편안한 얼굴로 검찰청에 들어가는 이는 드물다.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이가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을 본다. 한결같이 굳은 표정이다. 휠체어를 타거나, 심지어 CJ그룹 이재현 회장처럼 손과 발이 굽는 희소 질병을 입증하는 사진까지 언론에 공개하며 선처를 호소한다. 수천 수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치명적 결격사유를 드러내는 것도 감수하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최상류층인 이들마저 검찰 소환은 지옥문을 들어서는 것에 다를 바 없다. 단테가 신곡에서 말한 것처럼 검찰청 입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모든 희망을 버려야 한다. 길 가다가 경찰차만 보아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서민들은 오죽하겠는가.

홍만표나 우병우나 진경준을 보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검사를 다시 생각한다. 대검찰청 청사 로비에는 '검사 선서'라는 액자가 걸려 있다고 한다. 검사 선서는 '나는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로서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다짐한다'로 끝을 맺는다.

검사 선서를 접하는 서민들은 심사가 편치 않다. "검사가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본다고? " 그런 상투적인 선언문보다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외침이 훨씬 설득력 있고 공감이 간다.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는 자신과 가족과 회사 명의의 오피스텔만 123채였다고 한다. 비수도권의 부모가 자녀들을 수도권 대학이나 직장으로 보낼라치면 그나마 여유 있는 층은 오피스텔을 얻는다. 서울에서 오피스텔을 구하면 보증금을 빼고도 한 달 평균 월세가 50만 원선이다. 123채의 오피스텔이라면 한 달 월세 수입만 6000만 원이 넘는다. 도대체 검사장 출신이 그렇게 돈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변호사 개업 후 1년 동안 100억 원이 넘는 수임료를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갈퀴로 긁듯 거둬들였다는 그가 말이다. 그가 검사 시절 어떤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게 된 진경준이라는 검사가 있다. 대학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검을 시작으로 요직을 거치면서 40대 후반에 차관급의 검사장에 올랐다. 그런데 검사로서의 그의 행보는 탈법 불법 그 자체다. 대학 동창인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넥슨 주식을 산 뒤 되팔아 100억 원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담당검사로서 대한항공 탈세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신 처남 회사에 대한항공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 검사 선서의 '영광스러운'은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본인과 가문과 처가에 '영광스러운' 것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검사는 출발부터 우월적이다. 같은 고시인 행정고시 출신에 비해서도 높은 대접을 받는다.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5급 사무관으로 시작하지만 사법고시에 합격한 초임 판검사는 3급 부이사관 처우다. 행정고시 출신이 3급이 되려면 15~20년이 걸린다. 그래서 행정고시에 합격해도 3급으로 공직을 마감하는 이가 숱하다.

더욱 심한 것은 같은 사법고시 출신이라도 판검사와 변호사가 처한 현실이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최근 사법고시 출신의 변호사가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했는데 어떤 이는 이미 3급이고, 어떤 이는 9급을 지원한다. 결코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최근에는 변호사가 공인중개사 업무에 뛰어들었다가 공인중개사협회의 고발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사례도 있다.

검사의 지위가 너무 높다. 검사를 우대하는 근거는 고도의 도덕성 청렴성이 요구되는 업무의 대가라고 이야기된다. 일본 등에서 검사를 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덕성 청렴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검사 우대는 특권의식만 키울 뿐이다. 국회의원들이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을 남용하는 것과 같다.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입법기관으로서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을 파렴치한 범죄의 도피처로 악용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들의 토론 과정에서 '검사스럽다'는 말이 탄생했다. 국어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아버지에게 대드는 싸가지 없는 자식을 빗댄 말' 등 무려 아홉 가지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2016년 여름, 검사스럽다는 말에 열 번째 뜻을 추가한다면 '영광스러운 자리를 사리사욕 수단으로 악용하는 이를 빗댄 말'이 될 것 같다. 국민들은 진경준 홍만표 우병우가 검사의 참모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한양프라자에 47층 주상복합…교대역 난개발 우려
  2. 2장평지하차도 2월 지각 개통…부산시 혈세 120억 날릴 판
  3. 3롯데 용병타자 5명 압축…신시내티 출신 외야수 센젤 유력
  4. 4[4·10총선 해설맛집] 매번 금배지 바뀐 ‘온천천 벨트’ 연제, 치열한 쟁탈전 예고
  5. 5[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무공을 밟고 다닌다고?” vs “해외손님에 오히려 홍보”
  6. 6혈압 오르는 계절…‘고혈압 속설’ 믿다가 뒷목 잡습니다
  7. 7신임 장관 후보 절반이 여성…정치인 대신 전문가 중용(종합)
  8. 8놀다 보면 수학·과학과 친해져요…생일파티 꼭 참석해 주실거죠
  9. 9한국, 대만 선발에 꽁꽁 묶여 타선 침묵
  10. 10부산中企·스타트업 ESG경영 확산…민·관·공 ‘3각 동맹’
  1. 1[4·10총선 해설맛집] 매번 금배지 바뀐 ‘온천천 벨트’ 연제, 치열한 쟁탈전 예고
  2. 2신임 장관 후보 절반이 여성…정치인 대신 전문가 중용(종합)
  3. 3우리기술 고체 우주발사체, 민간위성 싣고 날아올랐다
  4. 4연제구_김희정
  5. 5“서부산 발전의 키는 낙동강 활용…제2대티터널 등 재원 투입”
  6. 6이르면 4일 8곳 안팎 개각…한동훈은 추후 원포인트 인사
  7. 7윤 대통령 6개 부처 개각, 3명이 여성, PK 출신 2명
  8. 8박형준, 이재명에 산은 부산이전 촉구 서한 "균형발전 시금석"
  9. 9부산시의회 ‘안전 통학로’ 예산 2억 늘려
  10. 10與 혁신위 ‘최후통첩’ 최고위 상정 불발…지도부 무반응 일축
  1. 1한양프라자에 47층 주상복합…교대역 난개발 우려
  2. 2부산中企·스타트업 ESG경영 확산…민·관·공 ‘3각 동맹’
  3. 3건설사 부도·中企대출 연체 ‘빨간불’
  4. 4부산 이전 효과 제엠제코, 중기부 장관상
  5. 5고객 맞춤 와인 추천 서비스…단골 많은 건 ‘소통의 힘’
  6. 6부산銀,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31일까지 전액 면제
  7. 7부산 콘텐츠 입힌 기념품 400여 종, 디자인 차별화 눈길
  8. 8주가지수- 2023년 12월 4일
  9. 9서면 무신사 매장, 상권 불씨 살릴까
  10. 10롯데 3세 경영 가시화? 신동빈 父子 부산출장 동행 촉각(종합)
  1. 1장평지하차도 2월 지각 개통…부산시 혈세 120억 날릴 판
  2. 2[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무공을 밟고 다닌다고?” vs “해외손님에 오히려 홍보”
  3. 3놀다 보면 수학·과학과 친해져요…생일파티 꼭 참석해 주실거죠
  4. 4동아대 한국어교원 양성과정…25일까지 참가자 선착순 모집
  5. 5초등 취학통지· 예비소집 실시…소재·안전 확인 위해 대면원칙
  6. 6[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41> 티무르와 테무르 ; 호라즘 땅에서
  7. 7오늘의 날씨- 2023년 12월 5일
  8. 8故 김지태 선생 아들 통 큰 기부…부산 북구 신청사 탄력
  9. 9“한 달에 1500만원”…10대 청소년 노래방 도우미로 유인한 20대 女
  10. 10직할시 승격 발맞춰, 시내버스 노선 확 늘리고 배차 체계화
  1. 1롯데 용병타자 5명 압축…신시내티 출신 외야수 센젤 유력
  2. 2한국, 대만 선발에 꽁꽁 묶여 타선 침묵
  3. 3천당과 지옥 넘나든 손흥민…최강 맨시티와 무승부
  4. 4여자핸드볼 홈팀 노르웨이에 완패…세계선수권 조3위로 결선리그 진출
  5. 5우즈 “나흘간 녹을 제거했다”
  6. 6반즈 MLB행 가능성…거인, 재계약·플랜B 투트랙 진행
  7. 7아이파크, 수원FC와 승강PO
  8. 8최준용 공수 맹활약…KCC 시즌 첫 2연승
  9. 9동의대, 사브르 여자단체 金 찔렀다
  10. 10맨유 101년 만의 ‘수모’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조선산업과 인공지능
차세대 해양정책리더 과정 통한 인재 발굴과 육성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도청도설 [전체보기]
독수독과 이론
주가연계증권 시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경제 중심 6개 부처 개각…국정 쇄신 마중물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해법 현장에서 찾아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웃음은 의외로 강력하다
노인빈곤,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연장이 답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