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 있는 부전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의 핵심인 유지용수 확보 문제가 새로운 방향으로 물꼬를 텄다니 반가운 일이다. 하루 9000t에 달하는 원수를 성지곡수원지 물(3600t), KTX 지하수(2400t), 재이용 물(3000t)로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부산시가 이 방안을 토대로 내달 기본설계용역에 들어가고 내년 말 착공해 1년 만에 준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변이 없다면 부전천 복원사업의 첫 단계가 큰 고비를 넘기게 되는 셈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동천 지류인 부전천의 복개를 걷어내고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게 하는 동천·부전천 복원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의 관건인 유지용수 확보 방안을 둘러싸고 난관에 부딪혔다. 부산시가 원수로 고려한 수영하수처리장 방류수, 해수도수 등에 대한 반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장 방류수는 막대한 공사비와 유지관리비는 물론 악취 등이 문제가 됐다. 해수도수는 경제성은 있지만 해수화로 인한 환경 훼손이 논란이었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가 이번에 마련한 방안은 주목할 만하다. 예산을 절감하고 환경 훼손 문제도 피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준설과 함께 여수로둑을 높이는 방법으로 갈수기 성지곡수원지 물을 확보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 안은 그간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의지가 있으면 해법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3가지 확보 방안은 유지용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그간의 지적에도 부합한다.

주지하듯이 동천·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대역사다. 그 첫 단추인 부전천 유지용수 확보 문제가 돌파구를 연 만큼 향후 사업에도 기대가 크다.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추진 과정에서 논란과 진통이 없을 수는 없다. 이번 유지용수 확보 문제도 그 중의 하나지만 머리를 맞대면 해결되지 않을 일은 없는 법이다. 비록 힘든 과정이겠지만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도심하천을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