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년을 끌어온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결국 좌초됐다고 한다. 부산시가 사업시행자인 아이파크마리나 측의 실시협약 승인신청서를 거부하고 시행자 지정을 취소해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오랜 시간과 노력만 허비한 채 사업 착수도 못하고 제자리로 되돌아왔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 다시 사업자를 선정해 2019년 사업을 끝낸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이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면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사업이 무산된 것은 부산시의 짧은 안목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사업 시행의 편의를 위해 무리하게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갖가지 특혜 시비를 불러온 것부터 잘못된 일이다. 특히 학교 앞에 호텔 건립을 추진함으로써 주민 반발은 물론 소송으로 비화돼 사업이 좌초되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대안으로 반대편 부지에 호텔을 지으려 했으나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로 이조차 어렵게 돼 버렸다. 이 모든 게 비용을 적게 들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다 보니 생긴 일이다.
어차피 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면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선은 호텔 등 상업시설을 학교나 아파트 앞에 지으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요트 계류장과 상업시설이 붙어 있어야 시가 목표로 하는 동북아 최고의 복합 마리나 시설이 가능하게 된다. 세계적인 마리나 시설들은 대부분 요트에서 내려 곧바로 복합시설로 들어가도록 돼 있다. 가능하다면 아예 요트 계류장 위에 호텔을 짓거나 해상호텔도 고려할 만하다. 부산만의 매력적인 공간이라야 사업성도 따르게 된다.
요트 계류 시설 확장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448척에서 628척으로 늘리려다 보니 방파제를 바다 쪽으로 옮겨야 하고 이에 따라 특혜 시비가 불거진다. 무리하게 시설 확장을 하기보다 차라리 동백섬 쪽에 계류 시설을 확보하면 말썽의 소지도 줄일 수 있다. 복합시설에 시민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요트 동호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아져야 사업의 타당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시민이 함께 즐기는 마리나라면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