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북한의 주장대로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배치 등 핵 억지력 확대방안들이 한미 간에 본격적으로 협의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도 밝혔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는 상황 인식 아래 우선 대북 확성기 방송 등 강경한 대북 조치를 취했다. 또 주요국들과의 공조로 북한에 유엔 안보리의 보다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향후 대북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가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중국 내에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몇 가지 의견이 제시되었다. 무조건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는 이념주의 입장에서부터 북한을 포기하고 미국, 한국과 함께 북한을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초기에는 주류 의견도 중국이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비호해주지 말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 북한을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나 2014년 하반기부터는 과거의 입장으로 돌아갔다. 즉, 중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는 동참하지만 북한의 붕괴를 초래케 해서는 안 되며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보다 한반도의 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정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우선 핵실험 직후 나온 중국외교부의 성명에서 읽을 수 있다. 먼저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것과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인데, 이것은 3차 핵실험 이후 나왔던 표현과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시사하는 한편,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중국 동북지역에서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러한 중국의 비교적 강경한 초기 입장 표명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해 왔으며 북핵 불용에 대해 매우 강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중국은 지난 10월 류윈샨 상무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핵실험을 강행해 중국의 체면이 손상됐다는 점이다. 셋째,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해 환경오염이나 주민들에 대한 불안감 조성 등 중국 동북지역에 직접 피해가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러한 입장이 대북정책 변화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를 보면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실제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와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중국의 기존 대한반도 정책을 반복하고 관련 당사국들의 냉정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 7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불리하다'는 정도에서 언급하였다. 결국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시대에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여전하다고 한다면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나아가 최악의 경우 핵을 보유한 안정된 북한이 북한의 붕괴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이 금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보다 강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데 동의하더라도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비록 당분간 북중 관계가 경색되기는 하겠지만, 중국 대북정책의 기본은 변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우선 중국, 러시아를 설득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보다 강하고 효과적이 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한국 자체의 군사적 대응역량 확대는 물론 한미동맹을 통한 핵 억지력을 확실히 하여야 할 것이다. 또 북핵 문제에 관한 한미중 3자 협의체를 만들어 조기에 6자회담이 재개되도록 하되,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이야말로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는 점을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게 알리고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전 주중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