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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새해, 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주선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1-04 19:20:5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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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이면 나는 어릴 적 고향집 추억 속으로 달려간다. 서너살쯤 되었을까, 저녁이면 광복동 야시장을 운동장 삼아 오빠들과 함께 달리기를 했다. 아버지는 1등부터 순서대로 어묵을 사주셨다. 그리고 아침마다 아버지를 따라 용두산에 올랐다.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대마도까지 보였다. 아버지가 축음기를 틀어주시면 나는 신나게 춤을 추었다. 지나가는 어른들이 귀엽다며 주시는 동전이 내 고사리손에 한가득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계단 입구에는 어김없이 고아들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내 동전은 모두 그들의 몫이었다.

그렇게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해댔건만 초등학교 시절 나는 병치레가 잦은 허약체질이었다. 체구도 작아 늘 맨 앞줄에 앉았다. 부모님은 매일 내 얼굴색을 살피시며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더 누워 있어야겠다"고 말하곤 하셨다. 어떤 날은 "얼굴을 보니 오늘은 살 만한가 보구나"라고 하셨다. 그때 나는 어렴풋이 '얼굴에 아픈지 아닌지가 나타나는구나'라는 걸 느꼈고, 그래서 거울을 보며 내 얼굴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그때부터 얼굴색, 즉 찰색을 연구하는 인상학자의 싹을 키웠는지 모른다.

인상학자로서 드물게 1호 사회학 박사가 되고, 원광디지털대에 국내 최초로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해 활동하다 보니, 사회적인 지위가 있다는 재벌 2세와 CEO들이 모이는 자리에 공식·비공식적으로 자주 초대를 받는다. 혹은 젊은 군인들 앞에서도 강의를 하게 된다. 나이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묻는 질문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리 중에 누가 제일 부자로 보이는가? 내가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는가? 앞으로 더 잘나갈 수 있겠는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족집게 도사가 아니라 인상학자이므로 그 질문의 답을 얼굴의 색과 탄력에서 찾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상학에서는 얼굴의 이마에서 눈썹 위까지는 초년운을, 눈썹에서 코끝까지는 중년운을, 인중에서 턱까지는 말년운을 읽는다. 그래서 흔히들 턱이 좋아야 말년운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인상은 골격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 턱이 튼실해도 탄력이 떨어지면 뺨이 쑤욱 들어가 말년이 곤궁해지고, 본래 턱이 갸름해도 살아가면서 살이 붙어 두둑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의 턱 모양에서 다가올 말년운을 찾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얼굴색과 탄력은 그 사람의 마음과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나온다. 얼마나 긍정적으로 건강하게 사느냐가 그것을 결정한다.

최근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는데, 거기 모인 친구들의 얼굴색이 한결같이 좋아보였다. 아마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는 게 편한 친구들이라서 그럴거라 생각했다. 식사시간에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 얼굴색의 비결은 마음에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친구는 편의점에서 시급이 매우 박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는 '노는 것보다 소일거리라도 있는 게 좋아서'라고 했다. 세속의 눈으로 보면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일을 기분 좋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친구는 얼굴색만은 부자 못지 않았다.

정초가 되면 토정비결을 보기 위해 철학관을 찾는 이가 많다. 토정비결을 봤더니 올해 운수대통이라 나왔다며 좋아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의 얼굴에서 좋은 운기를 찾기 힘들었다. 찌푸린 인상과 어두운 얼굴색 때문이었다. 그가 복을 찾을 곳은 철학관이 아니라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얼굴과 마음을 들여다 보고 거기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그는 철학관에서 돈만 날린 게 된다.

만나는 사람마다 혹은 SNS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글을 수없이 받게 되는 시즌이다. 그걸 모아모아 눈덩이 굴리듯 굴려서 큰 복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럴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마음속에서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로 받아들이면 된다. 복을 짓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덕담을 많이 하고, 평소 웃어주며 주변사람들에게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여유가 없다면 몸으로라도 봉사하면 된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 누구나 새로운 결심 하나쯤은 품게 된다. '내 몸, 내 손, 내 말, 내 마음으로 복을 짓자'는 결심으로 하나씩 행동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그러다 보면 몸이 건강해지고 얼굴이 탱탱해지고 얼굴색도 환하게 빛나게 될 것이다. 복에도 눈이 있어, 복을 짓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에게 되돌아간다. 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결국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므로.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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