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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불타는 야스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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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차량 테러 사건이 발생, 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했다. 용의자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인들이었다. 위구르인들에게 톈안먼 광장은 최적의 거사 장소다. 이미 1989년 민주화 시위로 세계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지 않은가.

왕조 시대라면 위구르인들은 황제가 거처하는 자금성을 노렸을 것이다. 청 왕조 역시 이를 잘 알았기에 자금성을 건설하면서 땅밑 7m까지 파서 바위와 돌로 채우고, 궁내에 나무 한 포기 없게 했다. 자금성(紫禁城)의 한자 표현이나 영어 표현(Forbidden City)이 너무도 적절하다.

지난달 파리에서 동시 테러를 일으켰던 IS가 에펠탑이 폭파돼 무너지는 영상을 공개한 것도 비슷하다. 프랑스의 상징을 불태워버리겠다는 메시지가 주는 심리적 공포감을 노린다.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직후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뉴욕 항 리버티 섬을 폐쇄한 것도 자유의 여신상만큼은 지키겠다는 뜻이다.

일본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세력이 있다면 목표물은 일왕과 야스쿠니 신사가 될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일왕에 대한 공격은 1924년 김지섭(1884~1928) 의사와 1932년 이봉창(1900~1932) 의사의 의거처럼 일제 치하에서 이루어졌다. 현대에 들어서는 야스쿠니 신사가 주목표다. 2차대전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어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 때마다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2011년 12월 한국계 중국인 류창(劉强)이 야스쿠니 신사의 문에 불을 질렀다. 그는 한국으로 건너와 주한 일본대사관에도 화염병을 던졌다. 류창은 한국인 외조모가 일제에 위안부로 끌려갔고, 증조부는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고 알려진다. 류창의 처리는 한중일 3국의 외교문제가 됐다. 일본정부는 방화범이라며, 중국정부는 정치범이라며 각각 인도를 요구했다. 대한민국 고등법원은 정치범이라고 판결했고, 류창은 중국으로 돌아가 영웅 대접을 받았다.

지난달 23일 야스쿠니 신사의 남자 화장실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불에 탄 물체가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CCTV 분석과 현장에서 발견된 한글이 적힌 건전지 등을 근거로 한국인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일본의 상징물은 많다. 후지 산과 같은 자연 환경은 물론 도쿄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스카이트리도 있다. 그런데도 굳이 야스쿠니 신사가 유일한 공격 목표가 된다. 일본으로서는 야스쿠니 신사만 지키면 된다. 아주 쉽다. 그런데도 공격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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