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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강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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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5-11-18 19:33:4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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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政治)란 무엇인가. 사전은 정치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했다. 사전은 또 정치를 이렇게 멋있게 규정하고 있다.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정치인들은 깊고 심오한 뜻이 함축된 이 말을 실행하는 사람들일 게다. 폼 나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로 보인다.

현실정치에 이 사전적인 의미를 들이댄다면 누구나 실소를 금하지 못한다. 권력을 획득한 것까지는 좋은데, 권력을 유지하며 행사하는 과정에서 정치의 본질이 변질된 탓이다.

현실정치는 국민의 인간다운 삶보다는 자기 정파나 지지세력의 이해관계에 관심이 더 많다. 그러니 상호 간의 이해 조정 역할은 온데간데없다. 정치를 통해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오래전부터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렇게 냉소적이다.

권력을 세습하거나 찬탈하던 시대와 달리 유권자들의 표를 경쟁자보다 하나라도 더 많이 모으면 정치하는 권력을 부여받는 지금 이 시대 정치인들은 초라해 보인다. 권력 세습과 찬탈 시대에도 정치의 본질이 변질되기는 매한가지였지만, 그 시대 정치인들은 이미 역사 속에서 박제화한 터라 이 시대와 비교할 필요가 없겠다.

정치인은 왜 초라한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4년마다 주기적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밤하늘의 별이라도 따 바치겠다는 식의 헛공약을 남발하기 일쑤다. 경쟁자들도 앞다퉈 거품 가득 낀 공언을 쏟아내니 '실현 가능한 공약'만 홀로 고집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의지를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표를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훗날 탈이 나더라도 우선 보기 좋은 떡을 고르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현실정치가 국민 의식까지 변질시킨 셈이다. 4년 내내 헛공약이나 지역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정치다운 정치는 해보지도 못하고 또 다음 선택과 맞닥뜨리게 되면 이들은 낙선의 멍에를 죽기보다 싫어한다. 게다가 기존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날리며 진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참신한 신인들의 도전도 견제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통하는 특정 지역의 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후진적인 정치문화가 지속하면서 그들은 더욱 쪼그라든 형국이다. 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지역에서는 권력이 정치인을 선택하는 꼴이다. 이들 정치인은 정치다운 정치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4년을 허송한다.

많은 사람이 정치하고 싶어한다. 많아서 나쁠 게 없다. 정치판에 뛰어들어 폼 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을 말릴 이유도 없다. 이왕이면 국민의 속이 시원하게 정치판을 확 흔드는 정치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4년을 애타게 기다려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벌써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한 자리를 딱 차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Law maker)이라는 권력을 잡으면 제대로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마음 또한 굴뚝같은 것으로 안다. 이제 때가 무르익었나 보다.

정치하려면 선거에서 무조건 이기는 게임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일단 이겼으면 남들보다 정치를 더 길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 말에는 함정이 똬리를 틀고 있다. 무조건 이기기는 게임을 위해 권모술수를 쓰고,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고, 정정당당함과 거리가 먼 행동거지로 당선의 영광을 안으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그 반대로 페어플레이를 통해 당당히 정당 공천을 받거나 선거에 임하라는 식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이기고 더 오래 정치할 수 있는가 고민하고 실행하는 문제는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몫이다.

정치다운 정치를 하기 어려운 현실 정치판에서 오래 버틸 자신이 없으면 시작조차 하지 말자. 정치하는 과정은 물론 정치판에서 쫓겨난 후 닥칠 초라함을 극복할 자신이 없으면 지금이라도 꿈을 접는 게 득이다.

요즘 인생은 길다. 심신이 초라한 상태로 살아야 하는 그 긴 세월이 끔찍하지 않나. 그래도 정치하겠다면 정말 멋있는 정치판을 만들어달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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