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영토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국민의 수산물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 수산업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 결과 연근해·원양어업 모두 고르게 발전해왔으며 어로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수산업 메카인 해양수도 부산도 숙원사업인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을 시작으로 해양수산 융·복합 창조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부활한 해양수산부의 올해 예산이 4조6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만 봐도 대한민국 해양수산이 전기를 맞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산은 해양분야보다 소외돼온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국내 어선업계는 노동력 감소와 노령화, 수산자원 감소, 원자재 비용 상승, 지구 온난화로 인한 어장 변화, 신규 인력과 자본 유입의 정체, 한중일 간 어장경쟁 심화 등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 회복을 수산업 성장의 기본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한 내년 예산안을 올해 대비 6% 증액된 1157억 원으로 편성했다. 여기에는 수산자원량을 회복·증대하고, 연안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수산자원조성사업 예산 554억 원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어획을 업으로 영위하는 수산업계 역시 자원관리를 미래 핵심과제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에 앞서 일선 수산업협동조합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휴어기 확대와 어획물 몸길이 제한기준의 강화이다. 이에 대해 각 조합은 대체로 난색을 보였고, 특히 몸길이 제한의 경우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산업계가 마냥 정부의 자원회복 기조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기선저인망은 '해피(海披) VISION(비전), 힘찬 전진! 풍요로운 수산 미래 창조'를 강령으로 정부 정책과 공조해 수산업 미래를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6, 7월 2차례 진행된 치어 방류는 그 시작점이다. 그 외에도 자율 휴어기, 임금체계 개선, 공동어시장 현대화 및 수산식품 개발 전담팀 구성, 저인망 어법을 활용한 인양 쓰레기 수매, 총허용어획량제도(TAC) 확대 적용 정부 건의 등의 사업을 추진·구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조합은 미래 수산자원 관리를 위해 치어 방류를 중추사업으로 성장시켜 사업대상 어종을 해마다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치어 방류 사업은 자원회복뿐 아니라 어선원의 참여를 통한 의식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이에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와 수산자원 보호 및 증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연구소의 자문과 도움을 받아 사업을 진행해 2018년 100만 마리 방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자율 휴어기를 실시해 미성어 보호와 무분별 조업을 자제하는 것도 우리 조합이 마련하는 업종별 자율어업 관리방안이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버리는 '공유자원의 딜레마'를 겪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많은 조합원이 공감하고 동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쌍끌이업종은 27년 만에 임금체계를 생산수당제에서 비율급제(보합제)로 변경했다. 돈이 되는 성어를 중심으로 어획이 이뤄지게 하려는 업계의 노력이다. 이를 통해 최소 인력을 사용해 경비를 절감하고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수산업은 전방산업인 가공 냉장 유통 운송 분야와 후방산업인 기자재 분야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이 완료되면 경제적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사양산업으로 인식해온 수산업을 해양과 융합해 첨단기술과 접목되는 신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가치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한다면 반드시 다음 세대가 수산업을 자랑스럽게 맞이하는 때가 올 것이다.
조업 질서를 확립해 중국 어선들의 세력 확대로부터 우리 연근해를 보호하는 것도 현재 우리 수산업계의 의무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남획 자제를 통해 수산업의 잠재가치 증대와 자원의 적절한 관리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한편, 관련 예산 지원을 병행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지면 수산업이 성장 잠재력을 가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마련돼 장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