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인구과잉'이라는 가상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글로벌 인구가 지금보다 배가 늘어난 140억 시대상은 놀랍도록 충격적인 내용으로 다가왔다. 자원 부족으로 인류는 사투를 벌이지만 역부족. 초고층빌딩이 들어서고 거주지를 늘리기 위해 광활한 숲을 깡그리 파괴한다. 견디다 못한 자연이 인류에게 '대량해고장'을 보낸다.
대기오염이 극심해지고, 물과 먹거리 부족으로 굶주림이 가속화된다. 인류는 자원을 찾아 국경을 넘어 대이동하지만 방법이 없다. 결국 대기근으로 지구상 인구의 80%가 사라지고 40억 명만 남는다는 스토리다. 인류 생존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이 생태계를 이뤄야 하고, 이를 위해 적정인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인구수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요인이 있으니 바로 노령화다. 지금 지구촌에선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5년 후면 60세 이상 노인이 5살 이하 어린이 인구보다 많게 되고, 12%인 노령인구 비중이 35년 후엔 22%로 훌쩍 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으뜸 노인국가에 꼽힐 게다.
노화는 자연 현상이다. 여기에 맞서 불로의 꿈을 내세운 '안티에이징(항노화)'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안티(Anti-)라는 단어에 문제가 많다. 늙음을 역으로 거슬러 젊어지는 비법이 없기 때문. 그뿐만 아니라 늙어감에 대해 '나쁘고 추하다'는 고정관념을 드러낸다.
"잠깐 얼굴에 바르거나 다리미질하고는 젊어졌다며 좋아한다. 안티에이징은 한마디로 화장술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노화·장수연구 권위자인 박상철 박사의 표현을 빌리면 안티에이징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역순리적 개념이다. 차라리 '웰에이징'이나 '슬로에이징'으로 부르는 게 어떨까 싶다.
우리 모두 늙음을 피할 수 없지만 운동과 영양, 인간 관계, 활동 참여를 통해 얼마든지 조절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노령화와 보건 보고서'를 통해 노인의 기능적 능력을 강조했다. WHO는 '건강하게 늙기'를 단순히 질병만 없는 게 아니라 경제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적 능력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인류 보건에 있어 노령화는 기후 변화나 신종 바이러스와 감염병 출현에 버금가는 위협적인 존재임에 분명하다. 그 해결방안인 슬로에이징과 건강한 늙기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의식 혁명이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