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가족의 의미 /김찬석

마약사위 김무성 대표, 동정론으로 난국 타개

장인 좌익 전력 노무현, 아내 감싸며 정면돌파

같은 듯 다른 대응 주목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선이 다가오면 대권주자 흔들기는 당연하다. 흔들기는 특히 선두주자에게 집중된다. 흔들기라고 하니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흔들기만큼 유권자들로 하여금 대선과 대선주자에 관심을 갖게 하는 수단은 달리 찾기 어렵다.

대권주자 흔들기가 때 이르게 시작됐다. 대상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사위가 마약사범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고, 부친의 친일 경력이 다시 불거진다. 가족사뿐만이 아니다. 윤상현 대통령 정무특보가 내년 총선에서 4선 의원이 되는 영남과 충청권 친박 인사 중에 차기 대권주자가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김 대표가 도입을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흔들기의 진원이라고 이야기된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자는 취지의 이 제도가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의 공천권 제한으로 연결되더니 청와대가 아군인 새누리당 대표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형국으로 귀착된다.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꼬리를 흔드니 차기대선 구도라는 머리가 흔들리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이 연상된다. 그렇다고 오픈프라이머리가 꼬리처럼 지엽적인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여권 상황이 어쩐지 왝더독으로 비친다는 이야기다.

이런 흔들기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는 김 대표에 대한 통과의례라고 해두자. 박근혜 대통령 임기의 절반 시점에서 나온 흔들기가 빠른 감이 없진 않지만 어차피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집권여당에서는 시기의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낯선 풍경도 아니다. 그런데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마약 사위'에 관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비사위가 마약 상습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실을 알고는 딸에게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했으나 딸이 울면서 호소해 방법이 없었다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의문이다. 아무리 딸이 울면서 결혼을 호소하기로 검찰 기소장에 나온 혐의 사실만 해도 마약을 15차례나 투약해 실형을 선고받은 범죄인에게 딸을 줄 수 있을까. 더구나 김 대표는 차기 대권 선두주자다. 딸은 물론 자신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는 결혼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동정론으로 얼버무릴 수는 없다.

이 장면에서 문득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이 한창이던 2002년 4월 대구 경선에서 경쟁 상대였던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 대해 또다시 장인의 좌익 경력을 거론했다. 이에 노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 그런 아내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후보를 그만두겠다"고 되받았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는 '빨갱이'가 '종북주의자'로 외관만 점잖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주홍글씨로 작용한다. 하물며 노 전 대통령이 결혼한 1972년의 시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본인은 물론 일가까지 '연좌제'라는 굴레에 옥죄여 신음하던 시절이다. 그런데도 장인의 전력 시비에 대해 자신과 상관없는 처가의 옛날 일이었다거나, 그런 사실 때문에 결혼을 망설였다는 등의 상투적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정면돌파했다. 이런 류의 대응은 지금까지도 그 어느 대통령 후보나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에게서 접한 적이 없다.

노 전 대통령과 김 대표의 대처는 얼핏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조금 따져보면 사상범과 마약사범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간극이 있다.

김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유학을 다녀와 대학 교수로 있는 딸은 마약상습 투약자와의 결혼을 강행한 전혀 지성인답지 않은 인물이다. 예비사위에 대해서도 결혼을 극구 반대하고 딸에게 파혼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니 사실상 사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마약사범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마약사범 연예인들에 대한 처벌이 어떠했는가는 차치하고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수영스타 박태환을 보자. 그는 도핑테스트에 걸려 18개월 선수자격 정지와 함께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박탈당했다. 금지약물 복용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선수생명이 사실상 끝났고 국민오빠라는 명예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아내와 얼굴도 보지 못한 장인을 위해 대선후보 지위를 내던지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어떤가. 기자간담회가 딸과 사위가 아니라 자신을 살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를 일이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 직후 실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종전보다 지지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박원순 서울시장에 앞서 1위를 지켰다. 동정론이 먹혀들어간 모양이지만 그 한편에서 새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통영 국도서 승용차-SUV 6중 추돌…운전자 등 8명 부상
  2. 2추석 연휴 울산서 아버지와 지적장애 아들 사망, 경찰 수사
  3. 3고속도로 요금소 주변에서 한눈팔면 큰 낭패 본다
  4. 4수도권 가구 평균 자산 7억 원 육박…비수도권의 1.7배
  5. 5[박수현의 꽃] 아토피 등 피부 질환 치료에 최고로 알려져
  6. 6[영상] 재난 관리 제각각... 온천천 사고 예방의 허점
  7. 7美 '반도체 인센티브' 계획 발표…정부 "업계와 공동 대응"
  8. 8“추석 연휴 이동 때는 지갑이나 여권 간수 잘하세요”
  9. 9美정부 셧다운 '초읽기'…하원의장 주도 임시예산안 하원서 부결
  10. 10[아시안게임] LOL 대표팀, 전승 우승 금메달…현재 e스포츠 金2-銅1
  1. 1대통령실 참모들, 추석직후부터 '총선 앞으로'
  2. 2이재명의 영수회담 다목적 포석
  3. 3尹, ‘명절 근무’ 지구대 소방서 찾아 격려
  4. 4검찰 '36회' 대 민주당 '376회'
  5. 5[종합]이재명, 尹 대통령에 '민생영수회담 제안'... 여 "뜬금포"에 야 "전제군주" 반박
  6. 6단식과 검찰로 보낸 이재명의 시간
  7. 7이재명, 尹에 '민생영수회담' 제안, 與 "뜬금없어, 대표회담부터"
  8. 8尹, 원폭피해 동포들과 오찬 "한일관계 미래지향적 발전시킬 것 "
  9. 9민주당 원내수석에 박주민 의원 선임
  10. 10연휴 첫날 인천공항 찾은 윤 대통령, "수출 수입 더 늘려야"
  1. 1고속도로 요금소 주변에서 한눈팔면 큰 낭패 본다
  2. 2수도권 가구 평균 자산 7억 원 육박…비수도권의 1.7배
  3. 3美 '반도체 인센티브' 계획 발표…정부 "업계와 공동 대응"
  4. 4“추석 연휴 이동 때는 지갑이나 여권 간수 잘하세요”
  5. 5기름값 12주째 상승…휘발유 1800원·경유 1700원 근접
  6. 6코스피, 3분기 지수 성과 G20 중 15위, 4분기 반등 주목
  7. 7외식 물가, 27개월 연속 전체 평균 상회…부산은 33개월째
  8. 8기업대출 1년간 130조 증가.
  9. 9여행자 통한 마약 밀수 올해 7.6배 급증…"특단 대책 시급"
  10. 10소형어선에 최첨단 기자재 해상실증한다
  1. 1통영 국도서 승용차-SUV 6중 추돌…운전자 등 8명 부상
  2. 2추석 연휴 울산서 아버지와 지적장애 아들 사망, 경찰 수사
  3. 3[영상] 재난 관리 제각각... 온천천 사고 예방의 허점
  4. 4귀경 본격화 고속도로 정체, 부산역, 김해공항 등도 북새통
  5. 530일, 부산, 울산, 경남 가끔 비…낮과 밤의 기온차가 10~15도
  6. 6진주 진성면 비닐하우스 화재…40대 남성 숨져
  7. 7"올해 유난히 덥더니"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역대 두번째
  8. 8부산 버스 승강장에 멧돼지…엽사 사살
  9. 9귀경 본격화 고속도로 정체…부산~서울 6시간 50분 소요
  10. 10귀경길 정체 새벽 1~2시 해소, 부산→서울 4시간 50분
  1. 1'윤학길 딸' 윤지수. "아버지와 맥주 마시고 싶어"
  2. 2[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정병희 金…여자축구, 북한에 1-4로 패배
  3. 3'우즈베크 유도' 쿠라시서 한국 첫 메달 "금메달까지 노린다"
  4. 4북한 역도 여자 49㎏급 리성금,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 '번쩍'
  5. 5[아시안게임] 여자 탁구 복식 신유빈-전지희, 북한 누르고 8강 진출
  6. 6[아시안 게임] 김우민 한국 수영 역대 3번째 3관왕
  7. 7[아시안게임]최동열 한국신기록으로 남자 평영 50m 동메달
  8. 8부산의 금빛 여검객 윤지수, 부상 안고 2관왕 찌른다
  9. 9추석연휴 첫날 金 쏟아지나…김우민 자유형 800m·황선우 계영 400m 출전
  10. 10‘요트 전설’ 하지민 아쉽게 4연패 무산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3위가 목표인 대회
부산형 급행철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이재명 영장 기각…여야는 사과하고 정치하라
부산 영도에 들어설 도시재생 거점 기대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