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가족의 의미 /김찬석

마약사위 김무성 대표, 동정론으로 난국 타개

장인 좌익 전력 노무현, 아내 감싸며 정면돌파

같은 듯 다른 대응 주목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선이 다가오면 대권주자 흔들기는 당연하다. 흔들기는 특히 선두주자에게 집중된다. 흔들기라고 하니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흔들기만큼 유권자들로 하여금 대선과 대선주자에 관심을 갖게 하는 수단은 달리 찾기 어렵다.

대권주자 흔들기가 때 이르게 시작됐다. 대상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사위가 마약사범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고, 부친의 친일 경력이 다시 불거진다. 가족사뿐만이 아니다. 윤상현 대통령 정무특보가 내년 총선에서 4선 의원이 되는 영남과 충청권 친박 인사 중에 차기 대권주자가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김 대표가 도입을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흔들기의 진원이라고 이야기된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자는 취지의 이 제도가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의 공천권 제한으로 연결되더니 청와대가 아군인 새누리당 대표를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형국으로 귀착된다.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꼬리를 흔드니 차기대선 구도라는 머리가 흔들리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이 연상된다. 그렇다고 오픈프라이머리가 꼬리처럼 지엽적인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여권 상황이 어쩐지 왝더독으로 비친다는 이야기다.

이런 흔들기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는 김 대표에 대한 통과의례라고 해두자. 박근혜 대통령 임기의 절반 시점에서 나온 흔들기가 빠른 감이 없진 않지만 어차피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집권여당에서는 시기의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낯선 풍경도 아니다. 그런데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마약 사위'에 관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비사위가 마약 상습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실을 알고는 딸에게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했으나 딸이 울면서 호소해 방법이 없었다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의문이다. 아무리 딸이 울면서 결혼을 호소하기로 검찰 기소장에 나온 혐의 사실만 해도 마약을 15차례나 투약해 실형을 선고받은 범죄인에게 딸을 줄 수 있을까. 더구나 김 대표는 차기 대권 선두주자다. 딸은 물론 자신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는 결혼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동정론으로 얼버무릴 수는 없다.

이 장면에서 문득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이 한창이던 2002년 4월 대구 경선에서 경쟁 상대였던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 대해 또다시 장인의 좌익 경력을 거론했다. 이에 노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 그런 아내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후보를 그만두겠다"고 되받았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는 '빨갱이'가 '종북주의자'로 외관만 점잖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주홍글씨로 작용한다. 하물며 노 전 대통령이 결혼한 1972년의 시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본인은 물론 일가까지 '연좌제'라는 굴레에 옥죄여 신음하던 시절이다. 그런데도 장인의 전력 시비에 대해 자신과 상관없는 처가의 옛날 일이었다거나, 그런 사실 때문에 결혼을 망설였다는 등의 상투적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정면돌파했다. 이런 류의 대응은 지금까지도 그 어느 대통령 후보나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에게서 접한 적이 없다.

노 전 대통령과 김 대표의 대처는 얼핏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조금 따져보면 사상범과 마약사범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간극이 있다.

김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유학을 다녀와 대학 교수로 있는 딸은 마약상습 투약자와의 결혼을 강행한 전혀 지성인답지 않은 인물이다. 예비사위에 대해서도 결혼을 극구 반대하고 딸에게 파혼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니 사실상 사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마약사범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마약사범 연예인들에 대한 처벌이 어떠했는가는 차치하고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수영스타 박태환을 보자. 그는 도핑테스트에 걸려 18개월 선수자격 정지와 함께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박탈당했다. 금지약물 복용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선수생명이 사실상 끝났고 국민오빠라는 명예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아내와 얼굴도 보지 못한 장인을 위해 대선후보 지위를 내던지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어떤가. 기자간담회가 딸과 사위가 아니라 자신을 살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를 일이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 직후 실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종전보다 지지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박원순 서울시장에 앞서 1위를 지켰다. 동정론이 먹혀들어간 모양이지만 그 한편에서 새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2. 2[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3. 3[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4. 4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5. 5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6. 61명 뽑는 영화의전당 일반직, 189명 몰려 ‘바늘 구멍 뚫기’
  7. 7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8. 8자궁경부암 남성도 백신 접종하니 발병 ‘뚝’…드라마 속 박보검도 맞아
  9. 9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10. 10가덕도 SOC 공사 올스톱…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1. 1[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2. 2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3. 3[4·7 현장 '줌인'] “朴 자질 검증” 선공 날린 김영춘, “내가 할 소리” 되받아친 박형준
  4. 4두 후보 “경선 경쟁자를 품어라”
  5. 5윤석열 사퇴효과? 지지율 수직 상승
  6. 6여당 “LH 자체조사” 진화 나섰지만…야당 “검찰 직접 나서라”
  7. 7한미 방위비분담금 원칙적 합의…5년 계약 유력
  8. 8합조단 2만3000명 1차 조사…2013년 12월 거래부터 검증
  9. 9문 대통령 “LH 의혹, 검경 협력 필요한 첫 사건”
  10. 10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1. 1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2. 2미국 국채 금리 오름세 지속에 외국인 2월 한국 주식 3조 순매도
  3. 3부산 지스타 최대 2028년까지 연다…영구개최 한 발짝 더
  4. 4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희림’
  5. 5포스코건설·삼성물산 위험한 작업 거부권 도입
  6. 6스마트항만 운영할 핵심 전문인력 부산서 키운다
  7. 7펄쩍 뛴 밥상물가…OECD 네 번째로 많이 올랐다
  8. 8영화 10편 1초 만에 다운로드…SK하이닉스 18GB 스마트폰 램 양산
  9. 9유통가 사회공헌사업도 주고객 ‘여심 녹이기’
  10. 10대선조선 화학제품운반선 3척 수주
  1. 1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2. 2[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3. 3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4. 4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5. 5가덕도 SOC 공사 올스톱…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6. 6양산종합복지타운, 이용자 중심 맞춤시설로
  7. 7전입신고 안 한 사택만 노려 대출 사기
  8. 8동명대 새 총장에 전호환 부산대 전 총장
  9. 9AZ백신 고령층도 접종 가닥…“사망과 인과성 無” 잠정결론
  10. 10뒤늦게 바뀐 백신지침에…구청장 ‘솔선수범 접종’ 물거품
  1. 1손흥민·케인 14골 합작…EPL 단일 시즌 신기록
  2. 2“7월 KPGA 우성 대회 꼭 우승 하겠다”
  3. 3전인지 3개 대회 연속 ‘톱10’…부진 말끔히 털어내
  4. 4또 호수 넘긴 괴물 샷…디섐보, 통산 8승 번쩍
  5. 5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6. 6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7. 7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8. 8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9. 9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10. 10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7> 정신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동백전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안일규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얀마의 ‘거세 불안’
R2P와 중국몽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가덕 난공사 아니다”는 전문업체 주장 주목한다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양국 동맹 강화 전기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제 어떤 부동산정책을 믿겠나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