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여름방학 봉사활동이 진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전 대학생 봉사활동의 대명사였던 농활(농촌봉사활동)이 지식과 재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 형태로 전문·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대 미술학과와 스포츠학부 학생들이 각각 전공을 살려 열고 있는 미술캠프와 스포츠캠프는 좋은 예다. 전국 10개 인문재능기부단 중 하나로 선정된 부경대 사학과 '너나들이' 팀의 역사교육 봉사활동도 의미 있다. 부산 동구 초량동 다문화국제학교 학생들에게 한글과 동요 등을 가르치는 동아대 재능기부봉사단도 주목된다. 동서대 디자인대학 학생들이 6년째 펼치고 있는 'DMZ 해마루촌 디자인 예술마을 만들기 봉사활동'도 매우 신선하다.

대학생 봉사활동의 무대는 글로벌화했다. 부산외대와 동명대 해외봉사단은 각각 캄보디아와 필리핀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예체능을 가르치고 빈민층에 집을 지어주었다니 대견하다. 동의대의 글로벌봉사단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시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봉사는 봉사활동의 뿌듯함에다 소중한 해외 체험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변화는 비단 부산지역 대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70, 80년대 농활이 현실 비판과 개혁의지의 단면이었다면 요즘 재능기부는 자아 개발과 사회와의 호흡 의지로 분석된다. 또 기업에서 인성을 중시하면서 봉사활동을 채용에 반영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생 자원봉사 활동은 사회 공헌인 동시에 자아 개발 과정이기도 하다. 아름답고 소중한 청춘의 한 시기에 남을 위해 땀을 흘렸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자신의 소중한 자산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전문성을 살린 대학생의 재능기부는 더욱 권장되고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가치 있고 소중한 자원봉사인 만큼 보다 진정성을 갖고 임할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봉사활동의 본질을 망각하고 스펙쌓기용으로 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