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기질이 공장지역보다 도심이나 외곽지역이 더 좋지 않다는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2015년 1분기 대기질 통합보고' 측정 결과는 놀랍다. 초미세먼지(PM 2.5·지름 2.5㎛ 이하 물질) 농도 기준치(24시간 평균 50㎍/㎥)를 가장 많이 초과한 지역은 15회를 기록한 연산동(연제구)이었다. 또 3개월 평균 농도는 청룡동(금정구)이 34㎍/㎥로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PM 10·지름 10㎛ 이하 물질)도 기준치(24시간 평균 100㎍/㎥)를 넘어선 곳은 서부산 지역에 위치한 대저동(강서구)이 14회로 가장 많았다. 시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왕래하는 전포동(부산진구)의 대기질은 그야말로 심각하다. SO₂(아황산가스) NO₂(이산화질소) CO(일산화탄소) 오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을 합산해 산출하는 통합대기환경지수 평가에서도 '나쁨(매우 나쁨 포함)' 등급을 받은 날이 20일로 가장 많았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모두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각종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 물질이란 건 잘 알려져 있다. 부산의 대기질이 나쁜 것은 난방과 많은 교통량 때문이다. 상업시설 밀집지역이나 주거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또 선박 매연도 큰 미세먼지 오염원이다. 해안가에 있는 태종대(영도)의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초과 횟수가 3회를 기록한 것은 이 탓이다.

부산시민들은 지난 3월 환경설문조사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환경분야로 대기(공기)를 꼽았다. 그만큼 맑은 공기를 원한다는 증거다. 시는 2020년까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이 이미 '수도권대기환경청'을 세우고 10년마다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늦다. 미세먼지는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울경 차원에서 시급히 공동 기구를 만들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배출원을 찾아 맞춤식으로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발연이 제안한 '동남권 대기환경청' 설립과 광역권 대기환경관리계획 수립은 적극 검토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