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개방 여부는 부산의 해묵은 논란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한 환경부 용역의 중간보고서에서 하굿둑의 10개 수문을 모두 열되 낙동강 유량과 조수간만에 따라 개방 시간을 조절하면 바닷물의 역류가 하굿둑 상류 10㎞ 지점으로 국한돼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취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류 10㎞ 지점까지 기수역이 형성돼 생태계 복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굿둑 개방에 부정적인 측이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닷물 역류에 의한 취수 피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용 가능한 타결책이라고 하겠다.
부산대 안순모(해양학과) 교수가 환경부 의뢰를 받아 수행한 '낙동강하구 생태복원을 위한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의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방안은 모두 3가지다. 24시간 전면 개방의 경우 갈수기에 바닷물이 최고 상류 33㎞ 지점까지 역류해 농업용수 취수원인 대저수문(상류 15㎞)은 물론 부산시 수돗물 취수원인 물금취수장(26㎞)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중보 설치 방안 역시 바닷물 차단 효과가 미미했다.
하굿둑의 존재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은 낙동강(1987년 완공)만의 현상이 아니다. 영산강 하굿둑(1981년), 금강 하굿둑(1990년)도 마찬가지여서 2012년 4월에는 전남도의회에서 '3대강 해수유통 추진협의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1980년대부터 역간척과 하구역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하굿둑이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한 보 건설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낙동강 하굿둑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용역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용역을 계기로 1987년 하굿둑을 건설할 시기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당시 하굿둑 건설론자들이 걸핏하면 내세운 논리가 "철새가 밥먹여 주나"였다. 지금은 철새가 밥먹여 주는 세상이다. 생태관광이 인기를 끌고, 지자체마다 '환경 친화'를 내세운다. 국토부나 한국수자원공사가 하굿둑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