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라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 이 말은 요즘 누적 관람객 14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의 유명한 대사 가운데 한 구절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산업화 시대의 압축적 경제성장에 따른 숨겨진 아픔은 도외시한 채 지나치게 당시 상황을 미화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의 고단함과 희생을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영화의 촬영지 남포동 국제시장은 최근 주인공 가게 '꽃분이네'를 찾는 관광객 덕분에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 이야기라 더욱 정감이 가고, 한편 국제시장을 찾는 이가 급증해 시장 상인들이 활력을 찾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스토리가 틀림없다. 하지만 부산의 지역경제가 처한 현 상황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국내 건설수주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7조3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0%, 전월 대비 1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공부문 수주액은 2조4881억 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5.2% 감소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2015년 1분기 지역경제 전망 조사결과에서도 부산지역 경기 회복은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는 기업 투자심리 위축과 낮은 가계소득 증가율, 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역시 러시아 경제위기 및 디폴트 우려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 경제 강국의 경제 둔화, 엔저 장기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정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 지속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최근 국내 경제관련 기관들의 경기 하강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이 많을 때일수록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공공기관의 선제적 투자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강동동 대저2동 일대를 첨단산업과 국제물류 기능을 갖춘 친환경 수변도시로 조성하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부산지역 동서불균형 해소뿐만 아니라 부산광역권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5조 원 이상이 투자되는 국책사업이다. 2012년 말 친수구역으로 지정 고시된 이후 보상비 등 약 1조 원 이상 투자돼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에코델타시티는 산업단지와 국제공항 등으로 어우러져 서부산권의 중요한 발전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부산시 또한 서부산 글로벌시티 조성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역점시책으로 선정했다. 신낙동강 시대 낙동강르네상스 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경제·문화권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내수 촉진 등 국가경제 성장 견인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따라서 에코델타시티 등 현재 계획 중인 서부산의 사업에 대해 안정적인 추진이 뒷받침돼야 부산시의 경제적 활력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를 발표했는데 공공기관의 과잉기능을 핵심기능 위주로 재편할 계획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사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이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나온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이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의 공동 시행자인 K-water(수자원공사)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에코델타 사업지는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 등의 국가하천을 끼고 다양한 생태계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도시 조성과 통합적 물관리 경험과 역량이 있는 K-water가 세계적인 물의 도시를 조성하는 데 최적의 사업자임은 분명하다.
신도시 건설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수변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물문화' 창조까지 기대된다. 부산 강서구에서 새로운 차원의 수변도시를 조성 중인 K-water는 다양한 타입의 수변자산(댐 운하 호수 하천 항구)과 친수도시 조성 역량, 통합 수자원 관리기술 및 ICT 기술을 접목한 수돗물 생산 공급 역량이 다른 기관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 여러 가지 수재해로부터 안전한 친수구역과 스마트한 에코델타시티의 건설로 서부산의 밝고 역동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라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의 가슴 사무친 회고처럼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도 인간과 환경 공존이라는 창조적 도전이라고 확신한다. 에코델타시티가 이제 세계적인 친수도시의 모델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서부산시민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