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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외모지상주의와 진정한 '미인' /박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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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5-04-13 19:05:1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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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성형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외모지상주의 열풍이 거세다. 특히 청소년의 외모에 관한 관심과 기준은 대중문화·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정형화된 것처럼 보인다. 이로 인해 여성의 외모가 천편일률적이기까지 하다. 그 결과 '강남 언니', '청담동 언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지 않았던가?

미인 열풍은 개인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사회·국가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면이 있다. 문제는 지나치게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예뻐야 되고 예뻐지고 싶다는 사회적 요구와 개인적 욕구에 사로잡혀 있다. 국내 한 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형수술을 희망하는 여대생이 무려 80%에 달했다고 한다. 또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1.6%가 성형수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치는 인구 대비 성형수술 횟수에서 한국이 1위의 성형수술 국가임을 입증하고 있다.

근래 잘못된 성형수술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사회·국가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더 심각한 것은 유령 의사가 유령 수술을 행하는 경우다. 성형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대리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해 최근 모 방송국에서는 성형외과의 '유령 의사' 프로그램을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대만,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만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미용성형을 금지하는 법령을 만들었다. 무분별한 미용성형 풍조를 막고 성장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하려는 조치이다.

이제 미 관념이 바뀌어야 한다. 외모보다는 개성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범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는 불리한 외모를 매력적인 개성으로 바꾼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해 온 미스코리아 대회에 맞서, 1999년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출범시켜 새로운 미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외모지상주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다. 또 당나라, 송나라, 고려 광종 및 조선시대 때 국가 인재 등용의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활용했다. 최근 외모지상주의는 범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중매체, 인터넷, 상업성 광고에 힘입어 엄청난 외모지상주의를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2008년엔 'lookism'이라는 단어가 뉴욕타임스에 등장할 정도였다.
실제로 사람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외모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취업, 면접, 부서 배치, 승진, 결혼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 채용정보 업체에 따르면 기업체 채용에 있어서 외모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인사 담당자가 75%에 달했다. 또 여성 응답자의 70%가 외모 탓에 승진 및 부서 배치 등에 차별을 받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우리 사회에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무리한 성형수술, 외모의 상품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채용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직무 성격에 따라 외모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모에 관한 선입견, 사회적 심리와 인식, 편협된 사고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개선 방안 차원에서 어떤 채용 기준 및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우선시하고 이에 높은 가치를 둬야 한다. 뉴질랜드나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좀처럼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는다. 외모보다는 재능이나 비전을 보겠다는 의도이다.

시대적 배경, 권역, 나라에 따라 미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성형 트렌드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 미인의 기준은 고혹적인 자태에다 눈이 작은 것을 선호했다. 반면 최근 미인의 기준은 얼굴 전체에 이목구비가 균형 잡힌 것이라야 한다. 여기서 보듯 미의 기준은 늘 정체된 것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내적인 아름다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배제한 채 외모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미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인식하여야 한다.

외모지상주의의 만연은 사회·국가적 문제를 초래한다. 성형중독자를 양산하고 경제적 약자, 유능한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 무기력감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외모지상주와 관련된 선정적 광고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자연적이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진 '미인'이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미인'이 아닐까 한다.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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