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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가공되지 않은 보석, 북항 /양재생

새 국제여객터미널, 항만청 엄격한 잣대로 큰 크루저엔 그림의 떡

선박 대형화 추세 맞춰 통항높이 높이고 부두시설 확장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3-10 18:54:12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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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의 새 관문 국제여객터미널이 오는 7월 드디어 문을 연다. 동구 초량동 북항 재개발지구에 국비와 시비 2343억 원을 들여 지었다. 2011년 6월 착공한 지 무려 4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역작이다. 국제여객터미널은 외관부터가 환상적이다. 범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모습은 매력 덩어리다. 한낮의 역동적인 모습은 밤이 되면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북항 해수면의 물결과 이루는 절묘한 조화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1만4436㎡에 지상 5층 건축물은 위용을 갖췄다. 다이내믹한 곡선의 흐름은 질과 양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홀로 있으면서도 강하고 부드럽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는 또 어떻고.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가 병풍처럼 둘러서고, 오른쪽의 영도와 왼편 컨테이너부두의 야간 조명등과 어우러져 북항의 명물로 딱이다. 머지 않아 오페라하우스와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 그야말로 '보석 같은 항만'이 된다.

실내도 넓고 쾌적하다. 버스터미널 같은 현재의 여객터미널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한 출·입국장은 물론 국제회의장, 이벤트홀이 갖춰져 다양한 행사가 가능하다. 부두 시설도 입이 딱 벌어진다. 10만 t급 대형 크루즈선 선석 1개와 2만 t급 국제여객선 선석 5개, 500t급 국제쾌속선 선석 8개로 구성돼 있다.

모든 것이 갖춰졌지만 옥에 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60 m 이상 대형 크루즈선엔 이 첨단 국제터미널도 그림의 떡이다. 북항을 가로지르고 있는 부산항대교 때문이다. 크루즈선은 대형화되는 추세다. 거기에 맞게 대교의 높이를 감안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앞으로는 더욱 더 애로를 느낄 수밖에 없게 돼 있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선박이 다리 아래를 지날 수 있는 높이인 통항높이를 조정하면 가능하다. 부산지방해운항만청은 조수간만의 차와 파도 등을 고려해 현재 이 높이를 60 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결과다. 현재 부산항대교의 중앙부 최고 높이는 66.18 m다. 이 결정대로라면 초대형 크루즈선은 접안이 불가능하다. 북항에 기항하는 주력 크루즈선인 보이저호와 마리너 오브 더 시저호, 퀀텀 오브 더 시저호는 모두 14만~17만 t에 높이가 62~63m에 이른다. 깨끗하게 단장된 도심의 첨단 터미널을 두고 영도구 동삼동매립지의 임시부두에 접안해 불편함이 많다. 퀀텀호는 길이가 길어 아예 컨테이너항인 감만부두에 기항하고 있다. 이래서야 부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문제를 푸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통항높이를 63 m로 높이면 되는 것이다. 부산항만공사는 통항높이를 63 m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산해운항만청은 묵묵부답이다. 그러면 그게 과연 불가능한지 한번 따져보자. 부산항대교는 중심부 66.18 m, 양 끝단 높이가 62.64 m에 달한다. 중심부 항로는 폭이 117.2 m로 충분히 여유가 있다. 10만 t급 이상 크루즈선의 선폭은 35m 정도여서 통항높이를 3m만 더 올리면 얼마든지 운항이 가능하다.

북항의 밀물과 썰물 조수간만 차는 최대 1.2 m에 불과하다. 부산항대교 상판과 크루즈선 최상부의 간격을 2 m만 유지해도 안전하다. 북항은 섬과 육지에 에워싸인 항아리형의 내항이다. 천혜의 보석처럼 빛나는 항만이다. 게다가 항만 입구에 방파제가 구축돼 있어 파도의 영향이 거의 없다. 여기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일본의 요코하마항은 선박과 교량 상판 사이의 간격이 2 m다. 북유럽 최대 항만인 독일 함부르크항은 통항높이가 1.5 m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충돌사고도 없었다. 무엇을 우려하고, 왜 망설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금 신경써야 하는 건 통항높이가 아니다. 북항의 여객터미널과 영도 동삼동의 크루즈터미널, 앞으로 추진될 자성대 감만부두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 하는 점이다. 여객터미널은 10만 t급, 크루즈터미널은 8만 t급으로 설계돼 있다. 크루즈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하면 확장이 시급하다. 물론 동삼동 터미널은 22만 t급으로 확장이 추진 중이고, 입국 수속을 위해 무빙워크로 여객터미널과 연결하는 계획이 나오고 있다. 계획이 실행된다 해도 여전히 불편함은 남게 된다. 가령 한꺼번에 초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미래를 감안하면 통항높이를 높이고 부두시설을 확장하는 건 당연한 조치다.

초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수천 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에만 모두 130여 회에 관광객 25만여 명이 부산에 들어왔다. 지금 상태라면 50여 회는 첨단 여객터미널을 두고 지붕도 없는 영도 동삼동부두를 계속 이용해야 한다. 동삼동에 내려도 다시 여객터미널까지 850m를 이동해야 한다. 원스톱 입국이 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부산을 외면하게 될 것이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부터 빨리 고쳐야 한다.

은산해운항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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