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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현지구와 금융 삼국지 /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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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5-01-22 19:17:48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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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북아 반만 년 역사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은 좋든 싫든 정치·문화·경제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다. 3국의 경제는 상호경쟁적이면서 보완적이다. 이제 한국은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이 되어 버린 중국, 일본과 경쟁하며 살게 되었다. 중국은 13억 인구의 산업경쟁력으로 세계 최강국 자리를 넘보고 있고, '잃어버린 20년'으로 비틀거렸던 일본도 최근 아베노믹스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이 G2로 우뚝 서게 된 것은 경제개혁과 외자유치정책이 성공했기 때문인데, 그 개혁·개방정책은 1979년 경제특구제도 도입과 함께 시작되었다. 선전·산터우·주하이 등 5대 경제특구가 바로 중국경제 고도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게다가 중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금융·서비스 분야의 개혁·개방을 위해 2013년 상하이를 자유무역시범지역(Free Trade Zone)으로 지정하였다. 시진핑식 개혁·개방의 상징으로서 상하이를 세계 최고의 무역·금융센터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해 말 홍콩·대만·한국 및 일본을 겨냥해 광둥·푸젠·텐진 3곳을 추가 지정함으로써 이 계획은 시범수준을 넘어 본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제발전의 새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경제특구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일본도 장기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아베정권 출범 이후 '3개의 화살'(금융완화·재정확대·신성장전략)로 대표되는 과감한 경제활성화 정책 추진과 함께 2014년 신성장의 핵심전략으로 '국가전략특구'를 가동하였다. 종래에도 구조개혁특구 등의 경제특구가 있었지만, 지자체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재정·세제 등의 종합적 지원 및 개혁이 미흡해서 별 실효성이 없었다. 이에 3대 대도시권(도쿄·오사카·아이치) 중심으로 중앙정부가 나서 해외투자 유치에 필요한 규제개혁과 세제개혁을 과감히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특구를 도입한 것이다. 특히, 총리가 주도하되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3자 통합본부'를 구성하여 특구사업을 추진하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중국·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부터 지역발전과 해외투자 유치 등을 위해 지역발전특구, 경제자유구역 등의 경제특구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금융 분야는 이와 별도로 '금융중심지'를 지정·운영하고 있으니, 한국예탁결제원이 위치한 문현 국제금융지구가 그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여타 금융중심지에 비해 규제·세제상 인센티브가 약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흡하기 때문에 그들과의 경쟁이 아직은 힘겨운 상황이다.

경제특구는 단순히 지역경제를 고루 발전시키는 일반적 행정제도가 아니라 국가전략산업을 육성하는 특별 정책수단이다. 국가의 산업전략에 따라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가 나서 목표에 맞게 차별화되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중국·일본의 새로운 특구정책은 이를 지향하고 있다. 한편, 한·중·일의 경제특구는 동북아 지역에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경쟁의 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규제완화나 세제 등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정도로 혁신적일 필요가 있다.

부산은 산업구조나 지리적인 면에서 금융분야에 가능성이 높은 도시이다. 세계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금융중심지가 부상하고 있는 부산은 2014년 국제금융센터 경쟁력 평가(GFCI)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해질 금융도시로 꼽힌 바 있다. 필자의 생각으론, 부산은 국제금융도시로의 발전에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높은 의지를 가지고 있고, 민·관 협력체계 역시 어느 지역보다 유기적이고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제 금융 공공기관 부산 이전이 마무리되어 본격적인 부산 금융중심지 시대가 시작되었다. 부산을 국제금융도시로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종전과는 다른 혁신적인 접근을 해야 할 때다. 금융중심지에 관한 지금까지의 틀에서 벗어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면서 실체가 있는 경제특구, 주변국에 대해 경쟁력 있는 금융특구를 조성해야 한다. 중국·일본에 비해 열세이긴 하지만, 민·관이 지혜를 모으고 중앙정부가 혁신적으로 지원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삼국지 3대 대전의 하나인 관도대전(官渡大戰)은 적은 병력으로 대군을 물리친 중국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전쟁이다. 절대 약세에 있었던 조조는 이 싸움에서 크게 이겨 중원의 패자로 등극했다. '의지'의 승리였고 '판단력'의 승리였다. 한·중·일의 치열한 경제 삼국지 속에서 우리 문현지구는 분명 금융부문의 승전 특구가 될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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