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신문사에서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년 초부터 올해 부산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 그때마다 적당한 대답을 고민한다. "상반기까지는 괜찮지 않겠습니까." 대답이자 질문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의 예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금리'나 '청약 통장 가입자 증가' 등을 근거로 청약시장이 한순간에 식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만큼 활황은 아니어도 보합세는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문제는 '괜찮다'거나 '보합세'라는 답에 숨은 속뜻이다. 괜찮을 것이라는 의미는 '상반기까지는 확실히 좋을 것'이란 전망이 아니다. 솔직히 그 시점까지만이라도 부동산 열기가 살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묻어 있다. 그만큼 올해 부산 부동산시장은 변동 가능성을 안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분양한 아파트는 '온천동 유림 노르웨이숲'이다. 33가구를 공급한 전용면적 71㎡ B에 3337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01 대 1이다. 작년 부산 청약시장에서는 350 대 1 등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이 속출했다. 이 때문에 100 대 1이란 엄청난 수치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남구 대연동의 한 모델하우스에 몰려든 방문객 때문에 순찰차가 출동한 것은 부동산 과열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지만 부산의 기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이 평균 2.61% 오를 때 부산은 2.35% 상승에 그쳤다.
불과 5년 전인 2009년, 부산 부동산시장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500가구 이상 규모의 아파트 분양 단지는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 등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작년에 500가구 이상 단지 14곳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가 난다. 당시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가 1만5000가구를 넘나들었다.
부동산시장에는 사이클이 있다. 침체가 있어야 반등도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 정치권력은 그걸 인정하기 싫어한다. 부동산에 돈과 관심이 쏠리게 하고 싶어 한다. 그것으로 인기와 표를 모으고 권력을 유지하길 원한다. 부동산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인위적인 정책까지 쏟아붓는다. 박근혜 정부도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 잠금장치를 거의 무제한으로 풀었다. 또 재건축 기간은 단축했다. 청약통장 가입도 쉽게 했다. 전 국민이 부동산시장에 발을 담글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의 눈물겨운 부동산 살리기 노력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대체로 박하다. 부산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마약으로 연명하고 있는 꼴"이라고 진단한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을 했다. 지역의 경제 상황과 수준 등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 도입이 필요하고, 지방정부의 조정 능력을 강화가 필요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미분양 주택 증가 사례에서 보듯 지방정부의 조정능력이 없을 경우 주택 및 건설산업 침체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부산에는 6만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졌고, 작년과 올해 공급되는 아파트가 5만여 가구에 달한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뺀 수치다. 2013년 말 기준 부산의 주택보급률은 103%다. 누군가에게 부산의 부동산 전망에 대해 물어볼 필요가 없다. 현재 부동산 경기의 사이클이 어디쯤인지 보면 앞으로 닥칠 일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