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16일간 36개 종목 선수들이 4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펼쳤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로 5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필자가 국가대표선수와 감독직을 지냈던 근대5종 경기도 여자단체 금메달, 남녀 개인 은메달, 남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 동메달 등으로 선전했다. 그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승전한 한국 국가대표선수단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번 대회에서는 인기 구기종목인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았고, 펜싱 등 개인 종목에서도 다수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효자종목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육상 수영 기계체조 등의 기초종목에서는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가 반감됐고 당초 목표한 90개 금메달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같은 개인 기초종목의 경기력 약화와 일부 종목에 편중된 메달 획득 현상은 앞으로 국제스포츠경기 대회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 스포츠계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이다.
또한 국제스포츠경기 대회에서 스포츠강국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개인경기 종목, 특히 비인기 종목에 더 많은 국가적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미디어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켜 스포츠를 대중화하고 쉽게 저변 확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필자는 이번 아시안게임 근대5종 국제심판으로 참여하면서 비인기 종목의 서글픈 현실을 실감했다. 많은 비인기경기 단체나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들의 종목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길 기대했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은 불모지를 일구며 피땀 흘린 한국의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 인천아시아게임 방송을 담당한 지상파 방송은 한국 선수들의 비인기 종목 경기를 거의 중계하지 않고 메달 장면만 편집해 짧게 반복 보도했다. 심지어 비인기종목 해설을 비전문가에게 맡겨 그 종목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달하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반면 축구 야구 농구 등 프로 인기스포츠 종목은 예선전부터 인기 있는 해설위원을 동원해 중복 중계했다.
이러한 인기 스포츠에 편중된 방송은 비인기 개인종목의 발전을 저해하고 결국 국가스포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비인기종목 선수 발굴과 육성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우수한 스포츠 인재들이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 종목에만 몰리면서 벌어지는 현상이기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비인기 개인종목에 대한 무관심은 앞으로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국가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 종목이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경우는 이전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가스포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비인기 개인종목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가 비인기종목 중계를 늘려 국민의 관심을 촉진해야 한다. 범정부차원에서 정책적 제도적 방법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경기단체는 대중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고 일반인이 참여하는 경기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대중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이 비인기종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경기장을 찾아 주는 발걸음이 소중한 때이다.
경남정보대 스포츠재활트레이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