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의 카카오톡(카톡) 사찰을 놓고 파문이 크게 번지고 있다. 국민의 절대 다수인 3500만 명이 이용한다는 카톡의 사적인 대화를 검경이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 충격인 데다, '나도 대상자가 될수 있다'는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사이버 망명' 러시는 시중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한다. 온라인에서는 모바일 메신저를 카톡에서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바꿨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부동의 1위였던 카톡의 아성이 무너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카톡 사찰은 검경이 세월호 집회와 관련한 수사를 벌이면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톡 계정을 압수수색해 대화 내역과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들여다 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쟁점화됐다. 세월호 침묵 행진 '가만히 있으라' 제안자인 용혜인 씨도 카톡 대화가 유출된 것 같다고 주장하는 등 유사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이버상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한 직후 검찰이 '사이버허위사실유포전담수사팀'을 꾸리면서 표면화됐다. 포털사이트나 메신저 등의 허위사실 유포를 검찰이 상시적으로 감시해 피해자의 고소·고발이 없어도 직접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사이버공간 모니터링 방침에 대해 새누리당은 "인터넷 건전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자 사생활 침해"라며 진상조사위 구성을 제안했다. 파문이 커지자 카톡 운영사인 다음카카오 측은 "대화 저장기간을 종전의 5∼7일에서 2∼3일로 줄여 수사기관이 못 보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진우 부대표의 카톡사찰 폭로는 수사기관이 합법적 수사를 가장해 얼마든지 사이버상의 감시와 사찰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이 민간인 사찰의 합법화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모니터링이 사찰로 변질될 수도 있는 만큼 검경은 사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IT강국이 사찰강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비아냥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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